2027 수능특강 문학 · 1부 교과서 개념 학습 · 6강 교술 문학의 특성과 구성 요소
백문보 「율정설」 원문·상세 해설 및 변형문제
밤나무의 늦은 생장과 윤택의 늦은 급제·출사를 유추적으로 연결하여, 처음의 어려움과 느림이 뒤의 큰 성취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삶의 이치를 드러낸 한문 수필입니다.
작품 원문
윤 상군(尹相君)이 일찍이 곤강(坤岡) 남쪽에 집터를 마련하였다. 집터 동서쪽에 밤나무 숲이 울창하여 그곳에 집을 짓고 ‘밤나무 정자’라는 뜻으로 ‘율정(栗亭)’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지금 또 조금 서쪽으로 가서 새로 집을 샀는데 밤나무 숲이 더욱 무성하였다. 성안에 있는 주택에는 밤나무를 심는 사람이 드문데, 윤 공은 집을 사기만 하면 밤나무가 있는 곳을 선택하였다.
그가 일찍이 나에게 말했다.
“봄이면 성근 가지가 꽃과 서로 어른거리고, 여름이면 잎이 우거져서 그 그늘에서 쉴 수 있으며, 가을이면 밤이 맛이 들어 내 입에 가득 채울 만하며, 겨울이면 껍질을 모아 내 아궁이에 불을 땐다. 나는 이 때문에 밤나무를 선택한다.”
내가 말했다.
“불이 마른 것으로 나아가고 물이 축축한 곳으로 흐르는 것은 같은 기운끼리 서로 찾아가는 것으로, 이치상 진실로 필연적인 것이다. 대개 그 숭상하는 바에 있어서 사물과 나 사이에 차이가 없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왜 그러한가? 하늘과 땅 사이에 풀이나 나무가 나는 것은 모두 한 기운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뿌리와 싹과 꽃과 열매가 나고 자라고 피고 맺히는 데 ㉠ 어려움과 쉬움, 빠름과 느림이 제각각 다르다. 유독 밤은 만물 중에서 가장 늦게 난다. 나무를 심기가 매우 어렵고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자라기만 하면 쉽게 성장하며, 잎이 매우 늦게 피지만 피기만 하면 쉽게 녹음을 이루며, 꽃이 매우 늦게 맺히지만 맺히기만 하면 쉽게 풍성해지며, 열매가 매우 늦게 열리지만 열리기만 하면 쉽게 거둘 수 있으니, 대개 사물이 이지러지고 채워지며 빠지고 더해지는 이치를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
윤 공은 나와 같은 해에 과거에 합격했는데, 그때 나이 이미 서른이 넘었다. 그러다가 마흔이 넘어서야 처음으로 벼슬에 나아갔으므로, 사람들은 모두 늦었다고 하였으나 윤 공은 벼슬에 나아가 더욱 충실히 하였다. 그러다가 선대 임금께서 먼저 공을 알아보셨는데 크게 쓰이게 되어서는 하루 동안에 아홉 번 승진하여 높은 지위에 올라 중책을 담당하게 되었으니, 이것은 별로 손질을 하지 않았는데도 무성하게 뻗어 나간 나무와 같은 것이다. 그 기틀을 세우는 것이 처음에는 어려웠으나 그 성취하는 것이 뒤에는 쉽게 된 것이니, 대개 이 밤나무의 꽃과 열매와 같은 점이 있다.
나는 이치로 설명하려 한다. 풀과 나무의 뿌리가 흙에 묻혀 있을 때에 그 싹이 깊으면 그 갈라져 올라오는 것이 늦고, 갈라져 올라오면 싹이 트고, 싹이 트면 가지가 생겨서 반드시 줄기를 이룬다. 샘물이 웅덩이에 가득 차면 그 물이 조금씩 흘러나오다가 그 흐르는 것이 고이게 되고 고이게 되면 물이 돌아 흐르고, 돌아 흐르면 못이 되어 반드시 바다에까지 도달하게 된다. 그러므로 그 느린 것은 반드시 빨라지고 멈춘 것은 반드시 먼 곳에 도달하는 것이다. 그러니 이지러지면 가득 차게 되고 빠지면 더해지는 것과 또한 무엇이 다르겠는가. 한 가지 사물에 나아가 보더라도 이것을 실증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사람이 숭상하는 바를 관찰하건대, 곧 불이 마른 것으로 나아가고 물이 축축한 곳으로 흐르듯이 사물과 나 사이에 차이가 없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렇다면 윤 공의 영달은 곧 밤의 생장(生長)이고 밤을 거두어 간직함은 곧 윤 공이 은퇴하는 것이니, 그 생장함에는 세상을 돕는 도가 있으며 그 간직함에는 삶을 수양하는 작용이 있다. 나는 이 정자에 대하여 그 이치를 들어 설(說)을 짓는다.
– 백문보, 「율정설」
핵심 정리
| 갈래 | 한문 수필, 설(說) |
|---|---|
| 제재 | 밤나무와 윤택의 삶 |
| 주제 | 늦되어도 충분히 성취할 수 있다는 삶의 이치 |
| 핵심 방식 | 밤나무의 생태적 속성과 윤 공의 생애를 유추적으로 연결함. |
밤나무는 심고 싹트고 꽃피고 열매 맺기까지는 늦지만, 일정 단계에 이르면 쉽게 성장하고 풍성한 결실을 거둡니다. 윤 공 역시 과거 합격과 출사는 늦었지만 뒤에는 큰 성취를 이룹니다.
문단별 구성
- 1문단: 밤나무가 있는 집을 선호하는 윤 공의 취향
- 2~3문단: 밤나무의 실용적 쓰임을 말하는 윤 공과, 밤나무의 생장 원리를 설명하는 글쓴이
- 4문단: 늦게 급제·출사했지만 크게 성취한 윤 공과 밤나무의 닮은 점
- 5문단: ‘느린 것은 반드시 빨라지고’, ‘이지러지면 가득 차고 빠지면 더해진다’는 이치
- 6문단: 밤의 생장·수확과 윤 공의 영달·은퇴를 대응시키며 삶의 이치를 마무리함
상세 해설
윤 공은 봄의 꽃, 여름의 그늘, 가을의 열매, 겨울의 땔감처럼 밤나무가 주는 실용적 혜택과 쓰임새를 근거로 밤나무를 선택한다고 말합니다.
글쓴이는 윤 공의 설명을 부정하지 않습니다. 다만 밤나무가 늦게 자라지만 뒤에는 쉽게 성장하고 풍성한 결실을 맺는다는 속성을 윤 공의 삶과 연결하여 더 깊은 의미를 끌어냅니다.
글쓴이는 어려움·느림을 반드시 피해야 할 결함으로 보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어렵고 느려도 어느 단계에 이르면 쉽고 빠른 성취로 이어질 수 있다고 봅니다. 그렇다고 일부러 어려움과 느림을 추구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도 아닙니다.
밤나무의 늦은 생장 ↔ 윤 공의 늦은 급제와 출사, 밤나무가 뒤에 쉽게 무성해지고 결실함 ↔ 윤 공이 뒤에 높은 지위에 올라 큰 성취를 이룸이라는 대응이 핵심입니다.
뿌리 깊은 싹과 웅덩이의 물이라는 자연 현상을 통해, 겉으로 더디거나 멈춘 듯한 과정도 충분히 축적되면 큰 변화와 성취로 이어질 수 있음을 설명합니다.
표면적으로 모순되어 보이지만 그 안에 삶의 진실을 담은 역설적 이치입니다. 부족함·손실·낮춤이 오히려 채움·증가·높아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방향의 사고를 보여 줍니다.
윤 공의 영달은 밤의 생장에, 밤을 거두어 간직함은 윤 공의 은퇴에 대응합니다. 생장에는 세상을 돕는 도가, 간직함에는 삶을 수양하는 작용이 있다고 설명합니다.
일반적인 설의 전개와 약간 다르지만, 구체적 사물인 밤나무의 속성에서 출발해 인간 삶의 보편적인 이치를 이끌어 낸다는 점에서 설 갈래의 특성을 잘 보여 줍니다.
수능특강 6강 핵심 문항 연결
윤 공은 밤나무의 쓰임새에 주목하지만 글쓴이는 밤나무와 윤 공의 삶 사이의 닮은 점을 발견합니다. 따라서 “당신은 밤나무의 쓰임새에 주목하는데 사실은 당신과 밤나무는 닮은 점이 있소.”가 적절합니다.
어려움과 느림이 있더라도 목표를 이어 가면 뒤에는 쉽고 빠른 성취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점입니다. 어려움과 느림을 일부러 추구해야 한다거나, 쉬움과 빠름을 경계해야 한다고 확대하면 안 됩니다.
‘자신을 낮추면 자신이 높아진다’, ‘자신에게 이익이 된다’, ‘자신에게 유익하다’ 등의 답이 가능합니다. 겸손의 ‘낮춤’과 결과의 ‘높아짐·이익’이 표면적으로 모순되면서도 의미상 진실을 담아야 합니다.
선택형 변형문제 10제
1. 윗글의 중심 내용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정답 ③
- ① 밤나무의 절대적 우월성을 입증하는 글이 아닙니다.
- ② 은거의 의무를 주장하지 않습니다.
- ③ 밤나무와 윤 공의 삶을 유추한 핵심을 정확히 설명합니다.
- ④ 빠른 성취 자체를 부정하지 않습니다.
- ⑤ 재배 권장문이 아닙니다.
2. [A]에서 나타난 윤 공의 관점과 그에 대한 글쓴이의 반응을 가장 적절하게 설명한 것은?
정답 ③
- ① 단점에 대한 대화가 아닙니다.
- ② 윤 공은 사계절의 여러 쓰임을 말합니다.
- ③ 교재 01번의 판단 구조와 같습니다.
- ④ 옛사람의 예찬이 중심이 아닙니다.
- ⑤ 타인과의 인연이 이유로 제시되지 않습니다.
3. ㉠ ‘어려움과 쉬움, 빠름과 느림’에 대한 글쓴이의 관점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정답 ①
- ① 윤 공과 밤나무의 사례에서 확인됩니다.
- ② EBS 해설이 경계하는 과도한 확대 해석입니다.
- ③ 그런 구별은 본문에 없습니다.
- ④ 가치의 우열을 정하지 않습니다.
- ⑤ 쉬움과 빠름 자체를 경계하지 않습니다.
4. 밤나무와 윤 공을 유추적으로 연결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정답 ④
- ①~③,⑤는 본문이 제시한 대응 관계입니다.
- ④ 윤 공의 정치적 처벌이나 권력 강화는 제시되지 않습니다.
5. ‘그 느린 것은 반드시 빨라지고 멈춘 것은 반드시 먼 곳에 도달한다’에 대한 이해로 가장 적절한 것은?
정답 ②
- ① 노력 없는 자동 성공을 말하지 않습니다.
- ② 뿌리와 물의 비유가 보여 주는 핵심입니다.
- ③ 느림의 절대적 우월성을 주장하지 않습니다.
- ④ 본문의 취지와 반대입니다.
- ⑤ 이 글은 오히려 자연과 인간을 유추합니다.
6. 다음 <보기>를 바탕으로 윗글을 이해한 내용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보기> 설(說)은 구체적인 사물이나 경험에서 출발하여 그 속에 담긴 보편적인 삶의 이치나 교훈을 이끌어 내는 교술 갈래이다.
정답 ⑤
- ① 재배 지침이 목적이 아닙니다.
- ② 윤 공의 생애를 통해 이치를 끌어냅니다.
- ③ 핵심이 바로 자연과 인간의 유추입니다.
- ④ 초월 세계를 다루지 않습니다.
- ⑤ 설 갈래의 특성을 정확히 적용했습니다.
7. ‘이지러지면 가득 차게 되고 빠지면 더해진다’의 표현상 특징과 의미를 가장 적절하게 설명한 것은?
정답 ③
- ① 단순 반복이 아닙니다.
- ② 시간 순서의 혼란과 관계없습니다.
- ③ 교재 03번이 활용한 역설의 핵심입니다.
- ④ 실제 사건 묘사가 아닙니다.
- ⑤ 그런 사실은 제시되지 않습니다.
8. 마지막 문단의 대응 관계로 적절한 것은?
정답 ②
- ② 본문이 직접 대응시킨 관계입니다.
- 나머지는 본문에 없는 대응입니다.
9. 다음 <보기>의 상황을 윗글의 역설적 이치에 적용한 것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보기> ‘겸손’은 남을 존중하고 자신을 낮추는 태도이다.
정답 ④
- ④ ‘낮춤’과 ‘높아짐’의 모순되는 표현 속에 겸손의 실제 가치를 담은 역설입니다.
- 나머지는 교재가 요구하는 역설적 전환이 아닙니다.
10. 윗글을 바탕으로 한 감상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정답 ⑤
- ①~④는 본문과 해설의 범위에 맞습니다.
- ⑤ 어려움과 느림을 일부러 추구해야 한다는 것은 EBS 해설이 명시적으로 경계하는 과도한 확대 해석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