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비 공통국어2 백석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 방」 해설·문제

창비 공통국어2 · 1. 한국 문학의 흐름 · (3)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 방

백석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 방」

교과서 제시문을 먼저 읽고, 가족과 떨어져 홀로 지내는 화자의 쓸쓸함이 자기 성찰과 운명 인식을 거쳐 ‘굳고 정한 갈매나무’를 떠올리는 새로운 삶의 의지로 나아가는 과정을 정리합니다.

교과서 제시문

어느 사이에 나는 아내도 없고, 또,
아내와 같이 살던 집도 없어지고,
그리고 살뜰한 부모며 동생들과도 멀리 떨어져서,
그 어느 바람 세인 쓸쓸한 거리 끝에 헤매이었다.
바로 날도 저물어서,
바람은 더욱 세게 불고, 추위는 점점 더해 오는데,
나는 어느 목수(木手)네 집 헌 삿을 깐,
한 방에 들어서 쥔을 붙이었다.
이리하여 나는 이 습내 나는 춥고, 누긋한 방에서,
낮이나 밤이나 나는 나 혼자도 너무 많은 것같이 생각하며,
딜옹배기에 북덕불이라도 담겨 오면,
이것을 안고 손을 쬐며 재 우에 뜻 없이 글자를 쓰기도 하며,
또 문밖에 나가디두 않구 자리에 누워서,
머리에 손깍지벼개를 하고 굴기도 하면서,
나는 내 슬픔이며 어리석음이며를 소처럼 연하여 쌔김질하는 것이었다.
내 가슴이 꽉 메어 올 적이며,
내 눈에 뜨거운 것이 핑 괴일 적이며,
또 내 스스로 화끈 낯이 붉도록 부끄러울 적이며,
나는 내 슬픔과 어리석음에 눌리어 죽을 수밖에 없는 것을 느끼는 것이었다.
그러나 잠시 뒤에 나는 고개를 들어,
허연 문창을 바라보든가 또 눈을 떠서 높은 턴정을 쳐다보는 것인데,
이때 나는 내 뜻이며 힘으로, 나를 이끌어 가는 것이 힘든 일인 것을 생각하고,
이것들보다 더 크고, 높은 것이 있어서, 나를 마음대로 굴려 가는 것을 생각하는 것인데,
이렇게 하여 여러 날이 지나는 동안에,
내 어지러운 마음에는 슬픔이며, 한탄이며, 가라앉을 것은 차츰 앙금이 되어 가라앉고,
외로운 생각만이 드는 때쯤 해서는,
더러 나줏손에 쌀랑쌀랑 싸락눈이 와서 문창을 치기도 하는 때도 있는데,
나는 이런 저녁에는 화로를 더욱 다가 끼며, 무릎을 꿇어 보며,
어니 먼 산 뒷옆에 바우섶에 따로 외로이 서서,
어두워 오는데 하이야니 눈을 맞을, 그 마른 잎새에는,
쌀랑쌀랑 소리도 나며 눈을 맞을,
그 드물다는 굳고 정한 갈매나무라는 나무를 생각하는 것이었다.

제목의 의미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 방’은 화자가 현재 머무는 곳을 나타내는 편지 봉투의 발신 주소와 같은 형식이다. ‘유동’은 신의주 남쪽 지역의 동네 이름이고, ‘박시봉’은 화자가 세 들어 사는 집의 주인 이름이다. 이러한 제목은 고향과 가족을 떠나 낯선 곳에서 살아가는 화자의 처지와 근황을 누군가에게 전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핵심 내용 정리

화자는 아내와 살던 집을 잃고 부모·동생과도 멀리 떨어져 낯선 곳을 떠돈다. 목수의 집 한 방에 세 들어 살며 자신의 슬픔과 어리석음을 끊임없이 되새기고, 지난 삶에 대한 과 절망을 느낀다. 그러나 ‘’를 계기로 시상이 전환된다. 화자는 자신의 뜻과 힘만으로 삶을 이끌어 갈 수 없으며 자신보다 더 크고 높은 힘, 곧 과 같은 존재가 자신을 이끌어 왔음을 깨닫는다. 시간이 지나면서 슬픔과 한탄은 가라앉고, 마지막에는 어둠과 추위 속에서 하얀 눈을 맞으며 홀로 서 있는 를 떠올린다. ‘굳고 정한’ 갈매나무는 시련에도 굴복하지 않고 굳세고 깨끗하게 살아가려는 화자의 를 상징한다.

핵심 흐름: 쓸쓸함·외로움 → 자기 성찰과 부끄러움 → 운명 인식 → 내면의 안정 → 갈매나무를 통한 새로운 삶의 의지

부분별 시상 전개

부분 핵심 내용 정서·태도
1~8행 가족과 떨어져 낯선 곳을 헤매다가 목수의 집 한 방에 세 들어 삶. 외로움, 쓸쓸함
9~19행 방 안에서 자신의 슬픔과 어리석음을 되새기며 지난 삶을 성찰함. 부끄러움, 좌절, 절망
20~23행 ‘그러나’를 계기로 자신의 의지보다 더 크고 높은 힘이 있음을 인식함. 시상 전환, 운명에 대한 인식
24~32행 슬픔과 한탄이 가라앉고, 눈을 맞으며 홀로 선 갈매나무를 떠올림. 내면의 안정, 새로운 삶의 의지

핵심 시어·표현

“소처럼 연하여 쌔김질”

소가 되새김질하듯 자신의 슬픔과 어리석음을 거듭 떠올리며 성찰하는 모습을 비유한다.

“그러나”

정서와 인식이 전환되는 핵심 접속어이다. 절망과 자기 비하에서 운명 인식과 새로운 삶의 태도로 나아가는 계기가 된다.

“더 크고, 높은 것”

개인의 뜻과 힘만으로 통제할 수 없는 삶의 운명적 요소를 나타낸다.

“앙금”

혼란스럽던 슬픔과 한탄이 시간이 지나며 차츰 가라앉아 내면이 정돈되는 과정을 비유적으로 보여 준다.

“굳고 정한 갈매나무”

추위와 어둠 속에서도 눈을 맞으며 홀로 서 있는 존재로, 굳세고 깨끗하며 올바르게 살아가려는 화자의 지향을 상징한다.

방언과 향토적 소재

표현 학습 포인트
삿, 딜옹배기, 북덕불 향토적 생활 소재를 통해 토속적인 정감과 구체적인 생활감을 형성한다.
나줏손, 어니, 섶 평안도 계열의 방언과 지역어를 활용해 백석 특유의 언어 감각을 드러낸다.
산문적 진술과 잦은 쉼표 생각이 이어지는 흐름을 자연스럽게 드러내고 독특한 리듬을 만든다.
“~적이며”, “~것이었다”의 반복 화자의 내면을 차분히 누적해 가며 운율과 정서를 형성한다.

문학사적 의미

작품은 가족과 고향에서 떨어져 낯선 곳을 떠도는 개인의 처지를 통해 일제 강점기 우리 민족이 겪었던 유랑과 가족 해체의 고통을 떠올리게 한다. 동시에 평안도 방언과 향토적 소재를 적극적으로 사용하여 우리 고유의 언어 감각과 정서를 작품 안에 살려 냈다. 백석의 후기 시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산문적 서술과 토착어를 활용하면서도 깊은 자기 성찰과 삶의 의지를 형상화했다는 점이 중요하다.

시험 출제 포인트 20

  1. 제목은 편지 봉투의 발신 주소와 같은 형식이다.
  2. 화자는 가족과 떨어져 낯선 곳에서 홀로 지내고 있다.
  3. ‘방’은 외로움과 무기력함의 공간이면서 자기 성찰의 공간이다.
  4. 1~8행은 화자의 쓸쓸한 처지와 유랑 생활을 제시한다.
  5. 9~19행은 자신의 슬픔과 어리석음을 되새기며 절망하는 부분이다.
  6. ‘소처럼 연하여 쌔김질’은 자기 성찰을 비유한 표현이다.
  7. ‘그러나’에서 시상이 뚜렷하게 전환된다.
  8. 20~23행에서 화자는 자신의 의지보다 더 크고 높은 힘을 인식한다.
  9. ‘더 크고, 높은 것’은 삶의 운명적 요소로 이해할 수 있다.
  10. ‘앙금’은 혼란한 감정이 차츰 가라앉는 내면의 변화를 보여 준다.
  11. 24~32행에서는 정서가 하강에서 상승으로 전환된다.
  12. 갈매나무는 단순한 자연 배경이 아니라 상징적 소재이다.
  13. ‘굳고’는 굳세고 단단한 속성을 강조한다.
  14. ‘정한’은 깨끗하고 올바른 삶의 태도와 연결된다.
  15. 갈매나무는 화자가 지향하는 새로운 삶의 자세를 형상화한다.
  16. 산문적 서술과 잦은 쉼표가 독특한 리듬을 만든다.
  17. 유사한 문장 구조의 반복이 정서를 누적한다.
  18. 평안도 방언과 향토적 소재가 토속적 정감을 형성한다.
  19. 일제 강점기의 유랑과 가족 해체의 현실을 떠올리게 한다.
  20. 작품에는 역설을 통한 광복 열망의 직접적 표출이 나타나지 않는다.

단답형 핵심 확인

1. 이 작품의 제목은 편지 봉투의 어떤 정보 형식과 유사한가?
2. 화자가 자신의 슬픔과 어리석음을 반복해 되새기는 행동을 무엇에 빗대고 있는가?
3. 시상이 전환되는 접속어를 쓰시오.
4. 화자가 자신의 뜻과 힘보다 더 크고 높은 것으로 인식하는 삶의 요소를 한 단어로 쓰시오.
5. 혼란한 슬픔과 한탄이 차츰 가라앉는 모습을 나타내는 시어는 무엇인가?
6. 화자가 마지막에 떠올리는 나무는 무엇인가?
7. 갈매나무의 ‘굳고 정한’ 성질이 상징하는 화자의 삶의 태도를 쓰시오.
8. ‘나줏손’, ‘어니’ 등은 어떤 언어적 특징을 보여 주는가?
9. 이 시의 서술 방식에서 두드러지는 문장 형식은 무엇인가?
10. 1~19행과 20~32행의 정서 흐름을 각각 ‘하강/상승’으로 표현하시오.
단답형 정답 보기

1. 발신 주소 2. 소의 되새김질(쌔김질) 3. 그러나 4. 운명 5. 앙금 6. 갈매나무 7. 굳세고 깨끗하며 올바르게 살아가려는 태도 8. 평안도 방언 9. 산문적 서술 10. 정서의 하강 → 정서의 상승

실전 객관식 10문항

선택지를 누르면 정오답과 해설이 표시됩니다.

1. 작품의 제목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2. 1~8행의 화자에 대한 이해로 가장 적절한 것은?

3. “소처럼 연하여 쌔김질”의 효과로 가장 적절한 것은?

4. ‘그러나’의 기능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5. ‘더 크고, 높은 것’에 대한 이해로 가장 적절한 것은?

6. ‘앙금’의 의미로 가장 적절한 것은?

7. ‘굳고 정한 갈매나무’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8. 이 작품의 표현상 특징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9. 작품의 정서 흐름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10. 작품의 문학사적 의미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