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주 「관부 연락선」 수록 대목·상세 해설 및 변형문제
유태림과 안달영의 논쟁을 중심으로 독립운동의 목적, 이념과 민족의 관계, 개인의 신념과 공동체의 생명이 어떻게 충돌하는지 정리합니다.
1. 작품 원문
초년병의 교육 기간도 끝나고 보충병도 들어오고 해서 유태림 등이 한시름 놓게 된 무렵의 어느 날, 태림과는 같은 고향이라서 보다 가깝게 지내는 사이인 허봉도란 친구가 태림을 근처에 있는 방공호 속으로 끌어들였다. 그러고는 한다는 말이 안달영 씨가 교양회를 가지자고 하는데 그러자면 태림이 관리하고 있는 창고를 빌려야겠다는 것이었다. 태림은 그때 부대의 소모품 창고를 관리하는 임무를 맡고 있는 터였다.
어떤 교양회냐고 물은 태림에 대한 허 군의 답은, 아마 공산주의 교양이 아닌가 싶다고 했다. 태림은 허 군의 얼굴을 들여다보면서, 너 정신이 있는 사람이냐고 쏘았다. 허 군의 평소 언동엔 엉뚱한 데가 있는 데다가 그때 하는 말이 하도 어이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허 군은 발끈하면서 안 씨는 애국자이며 사상가이니 그릇된 짓을 할 사람이 아니라고 우겼다. 대학 시절에 사상 관계로 몇 번이나 감옥 출입을 했기 때문에 저렇게 나이가 많은데도 학병으로 끌려오지 않았느냐는 설명까지 붙이고는 일본의 패망과 조국의 독립을 목전에 둔 이 마당에서 안 씨를 중심으로 한 교양회와, 나아가 결사를 만들어야 한다고 사뭇 열띤 어조로 말했다.
그 자리에서 시비를 벌여 보았자 아무런 보람이 없을 것을 짐작하고 태림은 생각할 여유를 달라면서 허 군과 헤어졌다. 그러나 난처한 문제가 아닐 수 없었다. 그 시국에 더더구나 일본의 병영 내에서 공산주의의 모임을 가지려는 행위는 그 사상에 동조하건 안 하건은 둘째로 하고 대단한 용기라고 아니 할 수 없었다.
안의 몸뚱어리가 바르르 떨리듯 하는 양이 어둠 속에서도 보이는 듯했다.
“여보시오, 유 형! 당신에겐 애국심도 없소? 젊은 사람다운 정의감도 없소? 학생다운 진리에의 정열도 없소? 몇십 년 전부터 애국자는 스스로를 희생할 각오를 하고 조국과 인민을 위해서 싸우고 있소. 번히 안 되는 일인 줄 알면서도 명분과 대의를 위해서 무수한 지도자가 살을 에고 뼈를 깎고 있소. 그런 정도까질 나는 유 형에게 기대하지는 않소. 그렇지만 조국의 해방을 눈앞에 두고도 돌멩이 한 개 치우는 노력마저 안 하겠단 말요? 난 유 형을 그런 사람으로 보지는 않았는데 정말 실망했소.”
나지막하나마 분노에 격한 어조였다. 유태림도 흥분했다.
“안 선생은 안 선생의 신념을 말했습니다. 신념에 대해서 참견할 의사는 조금도 없습니다. 그러니까 나는 내 생각을 말해 보겠습니다. 독립운동은 독립에만 목적을 두는 운동이라야 한다고 믿습니다. 특정한 사상과 주의를 개재시키면 독립운동의 과정에서 단결할 수 있는 접착력을 잃기 쉽습니다. 이것은 아일랜드의 예, 인도의 예를 보아서도 분명하지 않습니까. 어떠한 정체(政體)를 택할 것인가는 독립할 수 있는 환경을 쟁취한 연후에 다수의 의사에 따라 결정할 문제가 아니겠습니까. 공산주의자들은 공산주의자대로 그들의 단결을 굳게 하고 동지를 포섭하되 독립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때까진 그 주의와 사상을 전면에 내놓아선 곤란하다는 말씀입니다. 민족주의라도 그렇고 미국식 민주주의를 신봉하는 사람도 그렇고 프랑스의 정체를 좋아하는 사람도 그래야 되리라고 믿습니다. 그런 뜻에서 우리나라가 나갈 길이 공산주의의 길밖에 없다는 사상은 그것을 찾으러 오는 사람 이외엔 강요해선 안 된다는 말입니다. 강요해서 될 문제도 아니구요.”
“그것이 돼먹지 않은 망상이란 거요. 주의와 사상이 없이 어떻게 힘을 결집한단 말이오. 그저 독립만 하라고 떠들어 가지고 일이 될 줄 압니까? 꼭 그렇게 믿고 있다면 어리석기 짝이 없는 잠꼬대에 지나지 않고, 고의로 하는 소리라면 비겁하고 음흉한 술책에 불과한 수단적인 궤변이오.”
“나라와 나라가 싸울 때, 주의와 사상을 가지고 싸우는 거요? 나라를 사랑하는 감정, 내 나라를 지켜야겠다는 의무감, 그것을 가지고 싸우는 것 아뇨? 종교가 다르고 의견이 다르고 직업이 다르고 계급이 다른 사람들이 그저 나라를 지키겠다는 일념으로 싸우는 것 아뇨? 독립운동이 가능하다면 그 싸움과 다를 것이 무엇이 있단 말요. 나라를 잃은 사람들이 나라를 찾겠다는 마음과 감정만으로 왜 싸우지 못한단 말요. 공산주의 사상이 아니면 독립할 수 있는 힘을 결집하지 못한다면 미합중국은 어떻게 독립할 수 있었지요? 필리핀의 아기날도는 어떻게 싸웠지요? 인도의 간디와 네루는 어쩌자는 거지요? 아일랜드의 독립운동은 공산주의가 없기 때문에 그처럼 약한 건가요?”
“공산주의로써 무장하지 않으면, 다시 말해서 계급 투쟁의 의식이 투철하지 못하면 모처럼 얻은 독립의 기회를 사악한 제국주의의 세력에게 가로채일 위험이 있고 반동분자에게 횡령당할 염려가 있는 거요. 그리고 튼튼한 기초를 인민대중 속에 박고 다수의 백성이 고루 잘사는 나라가 되어야만 독립한 보람이 있고 반동분자에게 횡령당하지 않는다는 얘기요. 그렇게 하자면 공산주의 국가로서의 독립이라야 한다 이 말씀이오.”
거칠어져 있는 안의 숨소리를 들으면서 태림은 자기의 숨소리도 거칠어져 있구나 하고 느꼈다. 그래 되도록이면 침착해지려고 애쓰면서 조용히 입을 열었다.
“공산주의 국가로서 독립하지 못할 바엔 독립을 할 필요가 없다는 뜻으로 들립니다, 안 선생의 말은. 나는 그런 사고방식엔 승복할 수 없다는 겁니다. 내겐 공산주의를 비판할 역량도 없고 그럴 필요도 지금 느끼고 있지 않습니다. 다만 독립운동을 하려면 순수한 독립운동으로 일관해야 하고 정체의 채택은 국민 다수가 자유로운 의사로써 결정할 수 있도록 여유를 남겨 두어야 옳지 않을까 생각했을 뿐입니다. 물론 공산당이 내적으로 단결해서 정체 채택의 마당에선 국민 다수의 의사를 움직일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까질 막을 수는 없겠지요. 동시에 공산당에 반대하는 세력의 노력도 막을 순 없을 겁니다. 그건 그렇고 나를 비겁하다고 해도 좋고 뭐라고 해도 좋습니다만 이 창고를 모임에 이용하려는 것은 거절하겠습니다.”
“결국 창고를 빌려주기 싫다는 뜻을 알리기 위한 장광설이었구먼⋯⋯.”
안달영의 말엔 모멸하는 냉소가 섞였다.
“뭐라고 해도 좋소. 창고를 빌려주지 않을뿐더러 그런 모임을 갖는 일에까지 나는 반대할 작정이오.”
“뭣이?”
“어떻게 해서라도 그런 모임엔 반대한다고 했소.”
“남의 신념엔 간섭하지 않겠다고 해 놓고서?”
“이건 신념의 문제가 아니오. 나는 주의보다 사상보다 극언하면 독립운동보다 지금 나와 같이 이 부대에 있는 친구들의 생명이 중요하오. 안 선생은 그런 모임을 가졌다가 만약 탄로 날 때를 생각해 보았소?”
“대단한 휴머니즘이로구먼. 그런 건 개도 먹지 않는 썩어 빠진 센티멘털리즘이란 말요. 탄로 나면 깨끗이 죽지. 이왕에 개죽음할지도 모르는 생명들이 아뇨? 차라리 조국과 인민을 위해서 노력하다가 수틀리면 죽는 것이 숭고한 일이지. 유 선생! 비겁하게 굴지 마시오.”
안의 말엔 독기가 서려 있었다.
2. 수록 대목의 흐름
조선인 학병인 유태림은 부대의 소모품 창고를 관리하고 있다. 같은 고향 친구 허봉도는 그를 방공호로 데려가 안달영이 주도하는 ‘교양회’를 위해 창고를 빌려 달라고 한다. 그 모임은 공산주의 교양을 목적으로 한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군 병영 안에서 이런 모임을 연다는 것은 발각될 경우 참가자 전체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행위이다.
허봉도는 안달영을 애국자이자 사상가로 평가하고, 일본 패망과 조국 독립이 가까운 만큼 결사까지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안달영 역시 조국과 인민을 위해 자신을 희생해야 한다는 태도를 보이며, 유태림의 소극적 태도를 애국심·정의감 부족으로 몰아붙인다.
유태림은 독립운동은 우선 ‘독립’ 자체를 공동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말한다. 특정 사상이나 정치 체제를 전면에 내세우면 독립을 위해 함께할 수 있는 세력의 단결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독립 이후의 정체는 국민 다수의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결정할 문제라고 본다.
유태림은 미국·필리핀·인도·아일랜드 등의 독립 사례를 거론하며 공산주의 이념만이 독립운동을 가능하게 한다는 생각을 반박한다. 종교·직업·계급·의견이 달라도 ‘나라를 되찾겠다’는 공동 목적 아래 싸울 수 있다는 논리이다.
안달영은 계급 투쟁 의식으로 무장하지 않으면 독립의 성과가 제국주의 세력이나 반동 세력에게 빼앗길 수 있다고 주장한다. 독립 자체보다 어떤 체제로 독립하느냐를 중요하게 여기며, 공산주의 국가로서의 독립이 되어야 한다고 본다.
유태림은 자신이 공산주의 자체를 비판할 역량도 필요도 없다고 선을 긋는다. 그러면서도 공산당과 그 반대 세력 모두 독립 후 국민 다수의 지지를 얻기 위해 경쟁할 자유가 있어야 한다고 본다. 결국 창고를 교양회 장소로 빌려 주는 것은 거절한다.
안달영이 “남의 신념에 간섭하지 않겠다더니 왜 모임 자체를 반대하느냐”고 따지자, 유태림은 이것은 신념의 문제가 아니라고 답한다. 일본군 병영에서 모임이 발각될 경우 함께 있는 학병들의 생명이 위험해지므로, 지금은 이념이나 독립운동의 명분보다 구체적인 사람들의 생명을 우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안달영은 이를 비겁한 감상주의로 몰아붙이며 갈등은 극단으로 치닫는다.
3. 작품 핵심 정리
| 갈래 | 현대 소설, 장편 소설 |
|---|---|
| 중심인물 | 유태림 — 식민지·해방·전쟁의 격동을 통과하며 이념적 선택을 강요받는 지식인 청년 |
| 수록 장면의 갈등 | 공산주의를 독립의 필수 전제로 보는 안달영 ↔ 독립 자체의 공동 목표와 국민의 자유로운 선택을 중시하는 유태림 |
| 서술 구성 | ‘나’의 기억과 유태림의 수기 「관부 연락선」이 교차하며 유태림의 삶과 시대를 복원함 |
| 전체 작품의 시대 | 일제 강점기 → 해방 → 극심한 이념 대립 → 6·25 전쟁으로 이어지는 현대사의 격변 |
| 주제 | 해방 전후의 혼란한 사회적·정치적 상황과 지식인 청년의 고뇌 |
4. 상세 해설
① 유태림은 ‘공산주의’를 공격하는 인물이 아니다
이 장면에서 가장 조심해야 할 오독이다. 유태림은 자신에게 공산주의를 비판할 역량도 없고, 지금 그것을 비판할 필요도 느끼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의 핵심 문제 제기는 독립을 이루기 전부터 특정 이념을 독립운동 전체의 필수 조건으로 강요하는 것에 있다. 따라서 유태림의 입장을 ‘반공주의’로 단순화하면 작품의 갈등 구조를 놓치게 된다.
② ‘독립’과 ‘독립 이후의 정체’를 구분한다
유태림은 먼저 독립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하고, 어떤 정치 체제를 선택할지는 그 뒤 국민 다수의 자유로운 의사로 결정해야 한다고 본다. 이때 공산주의 세력도, 그에 반대하는 세력도 국민의 지지를 얻기 위해 노력할 수 있다. 이 태도는 특정 이념을 절대화하기보다 다양한 선택 가능성을 열어 두려는 사상적 유연성을 보여 준다.
③ 안달영은 독립의 ‘내용’을 강조한다
안달영은 단순히 나라의 독립만 이루어서는 충분하지 않다고 본다. 계급 투쟁의 의식이 부족하면 독립의 성과가 제국주의나 반동 세력에게 넘어갈 수 있고, 다수 인민이 고루 잘사는 국가를 만들 수 없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그에게 독립운동과 공산주의 혁명은 분리하기 어렵다. 두 인물의 충돌은 ‘애국 대 비애국’이 아니라 독립운동의 목표와 방법을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에 대한 충돌이다.
④ 미국·필리핀·인도·아일랜드의 사례가 하는 역할
유태림은 공산주의 이념이 없으면 독립을 위한 힘을 결집할 수 없다는 안달영의 주장에 반례를 제시한다. 여러 나라의 독립 운동을 열거함으로써 ‘특정 이념이 독립의 필수 조건’이라는 명제를 흔드는 것이다. 시험에서는 단순한 배경 지식 과시가 아니라 상대 주장에 대한 논리적 반박 근거라는 기능을 묻기 쉽다.
⑤ 창고 거절의 이유는 두 단계로 읽어야 한다
첫째, 유태림은 특정 사상을 독립운동 전체에 강요하는 방식에 동의하지 않는다. 둘째이자 더 직접적인 이유는 일본군 병영에서 비밀 정치 모임이 적발될 경우 동료 학병들의 생명이 위험해진다는 현실적 판단이다. 그래서 그는 처음에는 신념에 간섭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실제 모임의 개최에는 반대한다. 이는 논리적 모순이라기보다 ‘개인의 신념’과 ‘타인의 안전을 위협하는 행동’을 구분한 것이다.
⑥ ‘주의보다 사상보다 … 친구들의 생명이 중요하다’의 의미
이 발언은 유태림의 현실 감각과 휴머니즘을 압축한다. 그는 숭고한 명분을 위해 죽는 것을 당연시하지 않는다. 독립이라는 대의조차 눈앞의 인간 생명을 무조건 희생시킬 면허가 될 수 없다고 보는 것이다. 안달영은 이를 ‘썩어 빠진 센티멘털리즘’이라고 공격하지만, 작품은 이 대화를 통해 거대 이념과 구체적 개인의 생명 사이의 긴장을 부각한다.
⑦ 안달영의 언어에는 ‘도덕적 압박’이 강하다
안달영은 유태림에게 애국심·정의감·진리에 대한 정열이 없느냐고 묻고, 비겁하다는 표현까지 사용한다. 상대 논리의 세부를 검토하기보다 ‘희생할 각오가 있는가’라는 윤리적·도덕적 기준으로 상대를 몰아세운다. 이런 공격은 당시 지식인이 이념적 선택을 강요받는 상황을 구체적으로 보여 준다.
⑧ 허봉도는 갈등의 도화선 역할을 한다
허봉도는 안달영이 주도하는 교양회를 위해 유태림에게 창고를 빌려 달라고 요청한다. 즉 중심 논쟁의 당사자는 유태림과 안달영이지만, 갈등이 실제로 시작되도록 연결하는 인물은 허봉도이다. 그는 안달영을 ‘애국자이며 사상가’라고 신뢰하고 일본 패망과 조국 독립이 가까운 시기에 조직적 결사가 필요하다고 여긴다.
⑨ 서술자는 갈등의 배경과 유태림의 내면을 함께 제시한다
수록 대목은 인물들의 대화가 중심이지만, 대화 사이에 서술자가 유태림의 판단과 심리를 제시한다. 예컨대 일본 병영 안에서 공산주의 모임을 갖는 일이 얼마나 위험한지, 유태림이 흥분하면서도 침착해지려 애쓰는 모습 등을 알려 준다. 따라서 단순한 대화극이 아니라 서술을 통해 갈등의 위험성과 인물의 내적 긴장을 보완하는 방식이다.
⑩ ‘나’의 기억과 ‘수기’가 교차하는 전체 작품의 구성
작품 전체에서는 화자 ‘나’가 기억하는 유태림과, 유태림 자신이 남긴 수기 「관부 연락선」이 교차한다. 이 구성은 한 인물의 삶을 단일 시점에서 단순 복원하지 않고, 당시의 체험과 훗날의 회고를 겹쳐 역사적 사건을 통찰하게 한다.
⑪ 유태림의 개인사는 곧 한국 현대사의 압력선이다
유태림은 항일 운동에 휘말려 학업 경로가 바뀌고, 일본 유학 후 학병으로 징집되어 중국 전선으로 간다. 해방 후 귀국하지만 조국은 이념 대립으로 갈라져 있고, 그는 고향에서 교편을 잡으며 청년들을 그 대립으로부터 지키려 한다. 결국 그는 빨치산에게 납치되어 행방불명되고 비극적 운명을 맞는다. 개인의 선택만으로 통제할 수 없는 역사의 압력이 한 지식인의 삶을 어떻게 파괴하는지를 보여 주는 흐름이다.
⑫ 제목 「관부 연락선」을 읽는 방향
‘관부 연락선’은 일본 시모노세키(下關)와 부산(釜山)을 잇던 연락선을 가리키는 명칭이다. 작품에서 일본 유학과 식민지 지식인의 경험은 조선과 일본, 개인과 제국의 역사를 연결한다. 제목은 단순한 교통수단의 명칭을 넘어 식민지 시대 조선 지식인이 일본과 조선을 오가며 경험한 복합적 역사 현실을 환기하는 장치로 볼 수 있다.
유태림이 “신념에 간섭하지 않겠다”고 말한 뒤 모임에 반대한다고 해서 곧바로 ‘정신적 혼란 때문에 자기모순에 빠졌다’고 판단하면 안 됩니다. 수록 대목에서 그는 사상 선택의 자유와 동료들의 생명을 위험에 빠뜨리는 실제 행동을 구분합니다. 이 지점은 유태림의 태도를 해석할 때 특히 주의해야 할 핵심입니다.
5. 시험 출제 포인트 10
- 허봉도의 제안 목적: 안달영의 공산주의 교양회를 위해 유태림이 관리하는 창고를 사용하려는 것.
- 유태림의 기본 입장: 독립운동은 독립 자체를 우선 공동 목표로 삼아야 함.
- 정체 선택 시점: 독립 환경을 쟁취한 뒤 국민 다수의 자유로운 의사로 결정.
- 역사적 사례의 기능: 공산주의만이 독립의 힘을 결집할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한 반례.
- 안달영의 입장: 공산주의적 계급 의식이 없는 독립은 반동·제국주의에 빼앗길 위험이 있음.
- 창고를 거절한 직접 이유: 병영 안 정치 모임이 발각될 때 동료 학병의 생명이 위협받음.
- 갈등의 본질: 독립의 당위성 자체에 대한 찬반이 아니라 독립운동의 방법·이념·우선순위에 대한 충돌.
- 대화 방식: 안달영은 도덕적 압박과 비난, 유태림은 역사적 사례와 현실적 결과를 근거로 대응.
- 전체 구성: ‘나’의 기억과 유태림의 수기가 교차하여 한 지식인의 삶과 현대사를 함께 조명.
- 전체 주제: 해방 전후의 혼란한 사회적·정치적 상황과 지식인 청년의 고뇌.
6. 수능형 변형문제 10문항
정답 ④ — 수록 대목의 핵심은 독립운동에 특정 이념을 선결 조건으로 둘 것인지에 대한 충돌이다.
① 두 사람 모두 독립을 중요하게 본다. ② 유태림이 일본 통치를 인정한다는 근거가 없다. ③ 장소 문제는 표면적 계기일 뿐 핵심은 이념과 독립의 관계이다. ④ 유태림은 독립 후 다수의 의사에 따른 정체 선택을 주장하고, 안달영은 공산주의 국가로서의 독립을 강조한다. ⑤ 안달영은 오히려 대의를 위한 희생을 적극적으로 요구한다.
정답 ② — 여러 독립 사례는 특정 이념이 독립운동의 필수 조건이라는 주장을 흔드는 논거이다.
① 사례 국가들이 동일한 체제를 택했다는 주장이 아니다. ② ‘공산주의가 아니어도 독립운동의 힘을 결집한 사례’로 제시된다. ③ 외국 군사 지원 문제는 중심 논점이 아니다. ④ 유태림은 민족주의의 절대적 우월성을 주장하지 않는다. ⑤ 사례들의 투쟁 방식이 모두 비폭력이라는 설명도 없다.
정답 ⑤ — 유태림은 공산주의 자체를 비판할 역량도 필요도 없다고 명시적으로 선을 긋는다.
① 발각 시 동료들이 위험해질 수 있다는 판단이 직접 이유이다. ② 신념과 위험한 실행을 구별한다. ③ “친구들의 생명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④ 모임 장소 제공과 모임 개최에 반대한다. ⑤ 공산주의의 진리 여부를 논증하여 금지하려는 태도가 아니다.
정답 ① — 안달영은 ‘애국심도 없느냐’, ‘비겁하게 굴지 말라’는 식으로 상대의 도덕성과 용기를 문제 삼는다.
① 실제 대화의 특징이다. ② 안달영은 자신의 공산주의적 입장을 분명히 드러낸다. ③ 논쟁은 오히려 격화된다. ④ 자신의 주장을 철회하지 않는다. ⑤ 유태림의 생명 우선 논리를 ‘센티멘털리즘’이라 비난한다.
정답 ③ — 유태림은 체제 선택을 독립 이후 국민 다수의 자유로운 의사에 맡기려 한다.
① 체제 논의 자체를 금지하지 않는다. ② 공산당뿐 아니라 반대 세력의 노력도 막을 수 없다고 한다. ③ 선택 가능성을 열어 두는 핵심 입장이다. ④ 일본의 허가를 전제하지 않는다. ⑤ 오히려 특정 체제를 선결 조건으로 확정하는 것에 반대한다.
정답 ④ — 유태림은 명분의 가치 자체를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그 명분이 타인의 현실적 생명 위험을 지워 버려서는 안 된다고 본다.
① 독립운동의 가치를 부정하지 않는다. ② 친구들의 생명이라는 표현은 혈연만을 뜻하지 않는다. ③ 일본 통치를 도덕적으로 옹호하는 발언이 아니다. ④ 휴머니즘적 현실 감각을 드러낸다. ⑤ 모임 자체에 반대한다고 분명히 말한다.
정답 ① — 작품 전체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구성 방식이다.
① 기억과 수기의 교차는 과거 체험과 후대의 성찰을 함께 가능하게 한다. ② 단일 1인칭 독백이 아니다. ③ 안달영·허봉도의 문서 교차가 중심이 아니다. ④ 유태림의 삶을 복원하는 것이 구조의 중심이다. ⑤ 역순 배열만으로 이루어진 작품이 아니다.
정답 ⑤ — 작품 전체 줄거리에서 유태림은 빨치산에게 납치되어 행방불명되고 비극적 운명을 맞는다.
① 식민지 현실과 개인사의 충돌이다. ② 유학과 징집은 작품의 역사적 배경을 압축한다. ③ 해방 이후에도 갈등은 오히려 심화된다. ④ 학생들을 지키고 이끌려는 행동은 그의 책임 의식과 연결된다. ⑤ 정치적 성공이 아니라 역사에 휘말린 비극적 종말이다.
정답 ② — 대화가 중심이지만, 서술자는 병영 내 모임의 위험성과 유태림의 내적 긴장을 설명한다.
① 대화가 작품의 핵심 표현 수단이다. ② 갈등의 배경·내면을 서술이 보충한다. ③ 서술자의 잦은 교체는 수록 대목의 특징이 아니다. ④ 미래 결말을 반복 예고하지 않는다. ⑤ 환상 장면이 중심이 아니다.
정답 ③ — 작품의 전체 흐름과 주제를 가장 충실하게 종합한 설명이다.
① 유태림은 독립과 조국의 미래를 고민하는 지식인이다. ② 두 사람 모두 독립의 필요성을 인정하며 방법과 체제 문제에서 갈린다. ③ 개인의 고뇌와 민족사의 격변이 함께 조명된다. ④ 유태림은 이념 대립에 휘말려 비극적 운명을 맞는다. ⑤ 작품은 어느 한 이념의 정답을 선언하기보다 선택을 강요받는 지식인의 혼란과 고통을 형상화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