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2 문학 지학사 · 3. 한국 문학의 성격과 흐름 · (3) 극 갈래
이근삼 「원고지」 교과서 수록 원문·상세 해설 및 변형문제
끊임없는 원고 작업에 시달리는 교수와 가족을 통해 기계적 노동, 가족 관계의 단절, 인간 소외가 만연한 현대 사회를 풍자한 단막극입니다. 부조리극·서사극·표현주의적 기법과 상징적 무대 장치가 핵심입니다.
교과서 수록 지문 전체 원문
요란한 통속 음악이 흐르며 막이 오르면, 과하게 치장한 장녀가 무대 중앙에서 조명을 받으며 춤을 추다가 멈춘다. 관객에게 인사말을 건넨 장녀는 가족을 소개하고 집을 안내하다 퇴장한다. 원고지가 쌓인 응접실에는 가구도 온통 원고지 모양이다. 장남과 장녀가 쓰는 플랫폼 방들은 화려한 색으로 꾸며 놓았고 사치품으로 가득하다.
장남 전 이 집 장남입니다. 이쪽 높은 방은 저하고 누이가 생활하는 곳입니다. 아버지를 소개하기 전에, 행복한 가정을 이룰 수 있는 비결을 말씀드리겠어요. 아주 간단합니다. 부모는 자식들에게 맡은 바 책임을 다하면 됩니다. 밥 세 끼도 제대로 못 먹이고, 학비도 제대로 못 주는 부모들이, 아들 딸이 결혼할 때가 되면 아주 귀찮게 간섭을 한단 말입니다. 우리는 이런 버릇을 버려야 합니다. 우리 집이 비교적 행복한 것도 우리 부모의 열렬한 책임감 때문입니다. (자기 손목시계를 보며) 지금이 저녁 일곱 시 반이니, 아마 아버지가 곧 돌아오실 겁니다. 아버지는 늘 쾌활한 얼굴에다 발걸음은 참새처럼 가볍지요.
졸음이 오는 지루한 음악과 더불어 철문 도어가 무겁게 열리며 교수 등장. 아래위 양복이 원고지를 덧붙여 만든 것처럼 이것도 원고지 칸 투성이다. 손에는 큼직한 낡은 가방을 들고 있다. 허리에 쇠사슬을 두르고 있는데, 허리를 돌고 남은 줄이 마루에 줄줄 끌려다닌다. 쇠사슬이 도어 밖까지 나가 있어 끝이 없다. 도어를 닫고 소파에 힘들게 앉는다. 여전히 쇠사슬을 끌고 다니면서, 가방은 자기 옆에 놓고 처음으로 전면을 바라본다. 중년에 퍽 마른 얼굴, 이마에는 주름살이 가고, 찌푸린 얼굴은 돌 모양 변화가 없다. 잠시 후 피곤하다는 듯이 두 손을 옆으로 뻗치면서 크게 기지개를 한다. ‘아아’ 하고 토하는 큰 하품은 무엇에 두들겨 맞아 죽는 비명같이 들려 오히려 관객들을 놀라게 한다. 장녀가 플랫폼에 나타난다.
장녀 저의 아버지랍니다. 밖에서 돌아오시면 늘 이렇게 달콤한 하품을 하신답니다.
(교수는 머리를 기대고 잠을 자고 있다. 코를 고는데 흡사 고양이 우는 소리다.)
장녀 인제 어머님이 돌아오세요. 어머님은 늘 아버지의 건강을 염려하세요.
적당한 곳에서 처가 나타난다. 과거에는 살도 쪘지만 현재는 몸이 거의 헝클어져 있다. 퇴색한 옷을 입고 있다. 소리를 안 내고 들어와 잠자는 교수의 주머니를 샅샅이 턴다. 돈을 한 주먹 쥐고 이어 교수의 가방을 턴다. 돈 부스러기를 몇 장 찾아내고 그 액수가 적음에 실망을 한다. 잠시 후 교수를 흔들어 깨운다.
장녀 제 말이 맞았지요?
플랫폼 방 불이 서서히 꺼진다.
처 여보, 여기서 그냥 주무시면 어떡해요. 옷도 안 갈아입으시고.
교수 깜빡 잠이 들었군. (일어선다.)
처 어서 옷을 갈아입으세요.
(처는 교수 허리에 친친 감긴 철쇄를 풀어헤치고, 소파 뒤의 막대기에 감겨 있는 또 하나의 굵은 줄을 풀어 교수 허리에 다시 감아 준다.)
처 옷을 갈아입으시니 한결 시원하시지 않아요?
교수 난 잘 모르겠어.
처 김 씨 만나 봤어요?
교수 아니, 원체 바빠서.
처 그렇지만 김 씨 만나는 일이 제일 바쁘지 않아요? 내일까지 내야 하는데 전 어떡해요.
교수 내일 만나, 내일 만나.
처 내일 누가 누구를 만난단 말이에요?
교수 내가 그 이 씨를 만난다니까.
처 이 씨는 또 누구요?
교수 당신이 만나라는 출판사 주인 말이야.
처 그 주인이 왜 이 씨예요? 김 씨지.
교수 그래, 김 씨랬어.
처 이름도 못 외고 어떻게 해요.
교수 (화를 내며) 김 씨면 어떻고 이 씨면 어때? 박 씨면 또 어때? 아닌 게 아니라 누가 누군지 분간을 못 하겠어. 누굴 만난다고 찾아가다가 보면 영 딴 사람한테 가게 된단 말이야. (잠시 사이) 거 애들보고 음악이나 한 곡 틀라고 하시오.
처 (순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옆방을 향하여) 얘들아. (잠시 후) 얘들아. (대답이 없다. 여전히 부드럽게) 얘들아.
장남 (처의 소리와는 정반대로 호령이나 하듯이) 왜 그래요?
처 가벼운 음악이나 한 곡 틀어라. 아버지가 피곤하시단다.
장남 알겠어요!
옆방에서 축음기 소리가 난다. 시끄럽고 귀가 아픈 곡이면 어떤 음악이건 상관없다. 판에 고장이 난 듯 똑같은 곡이 되풀이된다. 처는 무표정한 얼굴, 교수는 시끄럽다는 듯이 손으로 귀를 막는다. 참다못해 교수는 손을 흔들며 중지하라는 시늉을 한다. 음악이 멎으면 옆방이 밝아진다. 소파에 앉아 무엇을 처먹고 있는 장남과 아무렇게나 앉아 화장을 하고 있는 장녀가 보인다.
교수 저런 시끄러운 음악을 무엇 때문에 틀까?
처 왜 시끄러워요? 애들이 제일 좋아하는 곡인데.
교수 좋건 나쁘건 간에 왜 똑같은 곡을 되풀이하느냐 말이오?
처 당신이 음악을 몰라 그래요. 애들은 좋다고 하던데.
교수 그 곡 이름이 뭐지?
처 「찬란한 인생」이라나요.
교수 「찬란한 인생」이라. 찬란한 인생이 자꾸 되풀이된다는 말이군.
처 그런가 부죠.
교수가 소파 앞에 굴러 있는 신문지를 집어 본다.
교수 (신문을 혼자 읽는다.) 참 비가 많이 왔군. 강원도 쪽의 눈이 굉장한 모양인데. 또 살인이야, 이번에 두 살 난 애가 자기 애비를 죽였대. 참, 지프차가 동대문을 들이받아 동대문이 완전히 무너졌군. 지프차는 도망가 버리구. 이것 봐, 내 『개성을 잃은 노동자』라는 번역품이 착취사에서 다시 나왔어. 이 씨가 또 당선됐군. 신경통에 듣는 한약이 새로 나왔는데. 끔찍해라. 남편이 자기 아내한테 또 매 맞았군.
처가 신문지를 한 장 다시 집는다. 날짜를 보더니
처 당신두 참, 그건 옛날 신문이에요. 오늘 것은 여기 있는데.
교수 (보던 신문 날짜를 읽고) 오라, 삼 년 전 신문을 읽고 있었군. 오늘 신문 이리 주시오. (오늘 신문을 받아 가지고 다시 읽는다.) 참, 비가 많이 왔군. 강원도 쪽에 눈이 굉장한 모양인데. 또 살인이야, 이번에 두 살 난 애가 자기 애비를 죽였대. 참, 지프차가 동대문을 들이받아 동대문이 완전히 무너졌군. 지프차는 도망가 버리구. 이것 봐, 내 『개성을 잃은 노동자』라는 번역품이 악마사에서 나왔어. 이 씨가 또 당선됐군. 신경통에 듣는 한약이 새로 나왔는데. 끔찍해라. 남편이 자기 아내한테 또 매 맞았군.
처 참, 세상도 무척 변했군요. 삼 년 전만 해도 그런 일이 없었는데. 당신 피곤하시죠?
장녀 (옆방에서 화장을 하며, 장남에게) 얘, 시계가 좀 늦는데 일어선 김에 밥이나 좀 줘라.
장남, 시계에 밥을 준다.
처 여기 좀 계세요. 저 밥을 좀 지을게요.
교수 괜찮어. 밥 먹었어.
처 어디서요?
교수 여기서 먹었던가? 아니야, 거기서 먹었던 것 같기도 하구.
처 언제요?
교수 오늘 아침에도 먹었구, 점심두…… 글쎄……. 그러다 보니 밥을 먹었는지 분간을 못 하겠군.
처 지금 하시는 번역은 언제 끝나요?
교수 지금 하는 번역이 몇 가지나 있지?
처 그러니까 밤낮 원고료를 짤리우지요. 『자존심의 문제』, 『예술에 있어서의 창조성』, 『어떤 여자의 고백』……. 이렇게 셋뿐인가요?
교수 그렇겠지. 아이, 피곤해.
처 어떤 것이건 빨리 끝내야지, 어떻게 해요. 집도 수리해야겠구, 축음기도 사야겠구, 또 이달에 아버지 생일도 있잖아요.
교수 밤낮 생일을 치르고 있으니 어떻게 된 거요? 어제도 아버지 생일잔치를 했는데.
처 당신도 참! 어제는 당신 아버지 생신이었어요. 이번엔 우리 아버지 생일이구.
교수 그저께도 누구 아버지 생일이라고 해서 돈 만 환을 내지 않았소?
처 그건 대식이 동생 사촌의 며느리뻘 되는 여자의 아버지 생일이래서 그랬지요.
교수 그 바로 전날에도 누구 아버지 생일이라고 해서 돈을 냈는데.
처 그건 순자 언니 조카뻘 되는 며느리 시누이의 아버지…….
교수 됐어, 됐어. (크게 하품을 하며) 아이, 피곤해.
(이때 밖에서 시계가 여덟 시를 친다. 교수는 깜짝 놀라 일어선다.)
교수 여덟 시야! 여덟 시! 늦겠군.
처 어디 가세요?
교수 어디 가긴 어디 가. 나 가는 데 모르시오? 옷 갈아입어야지.
전번 모양 철쇄를 졸라맨다. 이어 도어 쪽으로 가서 철문 같은 도어를 열고 밖으로 나간다. 잠시 후 다시 들어온다.
처 왜 또 돌아오세요? 나가시기가 바쁘게.
교수 여덟 시를 치기에 아침 여덟 신 줄 알았지. 대학에 강의하러 나간다고 나갔더니 밖이 캄캄하지 않어. 생각해 보니 밤 여덟 시군. (소파에 누우면서) 오늘 밤은 좀 푹 쉬어야겠군.
처 공부는 안 하세요?
교수 공부?
처 아, 번역 말이에요.
교수 좀 쉬어야겠어.
처 그럼 좀 쉬다가 일어나세요. 전 옆방에 좀 갔다 오겠어요. 참 당신도 옷 좀 갈아입으세요.
전번 모양 철쇄를 바꾸어 맨다. 이어 퇴장.
교수 아이, 피곤해.
이때 고요한 음악이 들린다. 눈을 감고 자는 교수의 얼굴에 처음으로 미소가 돈다. 잠시 후 응접실 불이 서서히 꺼지고 플랫폼 방이 다시 나타난다. 소파 앞에 초라하게 앉아 있는 처와 소파에 자리 잡고 있는 장남, 장녀.
장녀 (처에게 명령조로) 양말, 하이힐!
장남 (처에게 명령조로) 잠바, 머플러!
처는 말이 떨어질 때마다 알았다는 듯이 머리를 끄덕이며 순응한다.
장녀 용돈, 교과서, 과자!
장남 떡국, 만둣국, 설렁탕!
장녀 영화값, 연극값, 다방값!
장남 교제비, 차비, 동창회비!
장남, 장녀, 같이 손을 내밀면서
장녀 돈!
장남 돈!
장녀 자식에 대한 책임!
장남 자식에 대한 책임!
플랫폼 방의 불이 꺼지며 다시 응접실이 밝아진다. 소파에 누워 철쇄마저 어느 사이에 풀어헤치고 행복하게 잠자는 교수가 보인다. 시계가 아홉 시를 친다. 이때 창문을 열고 감독관이 방 안을 들여다본다. 얼굴이 흉측하게 생긴 데다 아래위를 까만 옷으로 차리고 있어 지옥의 옥리를 방불케 한다. 긴 회초리를 든 손을 방 안에 밀어 넣더니 잠자는 교수를 회초리로 때린다. 교수가 눈을 비비며 일어난다.
감독관 원고! 원고!
교수 (일어나며) 네, 곧 됩니다. 또 독촉이군.
감독관 (책상 쪽을 가리키며) 원고! 원고!
환상 속에서 젊은 날의 희망과 정열을 상징하는 천사를 만난 ‘교수’는 자신의 꿈을 찾아 줄 것을 천사에게 갈구하지만 천사는 곧 사라져 버리고, 다시 나타난 ‘감독관’이 번역 일을 독촉하자 ‘교수’는 또 기계적으로 번역 작업을 해 나간다. 신문은 항상 똑같은 사건이 일어나고 있음을 알리고, ‘교수’는 번역하는 일에, ‘처’는 자식들에게 용돈을 나누어 주는 일에 쫓기는 가운데 ‘감독관’이 ‘교수’에게 번역을 독촉하는 일이 계속된다.
작품 개괄
시간적 배경 현대 공간적 배경 어느 중년 교수의 집
제재 어느 중년 교수 가족의 일상 주제 진정한 삶의 가치와 의미를 잃어버린 현대인에 대한 풍자
1960년에 발표된 이근삼의 데뷔작입니다. 특별한 사건의 전개나 갈등의 고조보다는 인물들이 처한 상황을 반복적으로 보여 주고, 원고지 무늬의 양복·쇠사슬·굵은 줄·반복되는 신문 기사·감독관 같은 상징적 장치로 현대인의 기계적 삶과 인간 소외를 형상화합니다. 교과서 선정 취지에서는 이 작품이 부조리극뿐 아니라 서사극·표현주의 극의 특성도 지닌다고 설명합니다.
인물과 관계
| 인물 | 성격·역할 |
|---|---|
| 교수 | 한때 꿈이 있었으나 가장으로서의 책임과 끊임없는 번역 노동에 짓눌려 무기력하고 기계적인 삶을 사는 인물. 작품 속 현대인의 소외를 대표함. |
| 처 | 자식들에게 부모의 의무를 강요당하면서도 남편에게는 돈을 벌고 번역을 끝내라고 독촉함. 가족 안에서 피착취자이자 착취자의 이중적 위치에 있음. |
| 장남·장녀 | 등장인물이면서 동시에 관객에게 가족과 상황을 설명하는 해설자 역할을 함. 세속적·이기적이며 부모에게 금전적 지원과 ‘책임’만을 요구함. |
| 감독관 | 창문을 통해 비현실적으로 등장해 회초리로 교수를 때리며 “원고! 원고!”라고 독촉함. 교수의 내면에 존재하는 노동의 압박·부담감의 상징으로 해석됨. |
| 천사 | 뒷부분의 환상 장면에 등장하여 교수가 잃어버린 젊은 날의 꿈과 희망을 환기함. 교수의 분열된 자의식으로도 해석할 수 있음. |
‘교수’, ‘처’, ‘장남’, ‘장녀’, ‘감독관’, ‘천사’처럼 보통 명사로 인물을 부름으로써 개인적 개성을 약화하고, 이들이 현대 사회에서 흔히 반복될 수 있는 전형적 존재임을 드러냅니다. 가족의 정서적 유대가 약화되었다는 점도 함께 환기합니다.
무대 장치·소도구의 상징
| 소재 | 의미 |
|---|---|
| 원고지 무늬의 양복 | 교수가 원고 작성과 번역의 규격화된 틀에 갇혀 살아가는 모습을 시각화함. 제목 ‘원고지’의 핵심 상징. |
| 쇠사슬 | 사회에서 교수에게 가해지는 가장의 책임·노동·현실의 중압감과 구속. |
| 굵은 줄 | 집에 돌아온 뒤에도 계속되는 가정 내부의 압박. 쇠사슬이 굵은 줄로 바뀌었을 뿐 구속 자체는 사라지지 않음. |
| 「찬란한 인생」 | 이름은 찬란하지만 교수에게는 귀를 막게 만드는 시끄러운 음악이며 같은 곡이 반복됨. 가족 간 소통 단절과 무의미한 일상의 반복을 반어적으로 드러냄. |
| 삼 년 전 신문과 오늘 신문 | 기사 내용이 거의 똑같아 부조리한 사건과 무의미한 일상이 아무 변화 없이 반복되는 현대 사회를 상징함. |
| 『개성을 잃은 노동자』 | 교수 자신의 기계적 삶과 현대인의 비인간화를 비추는 자의적·상징적 제목. |
| 착취사·악마사 | 노동자를 착취하고 개인을 위축시키는 거대한 자본·조직의 비정함을 과장된 이름으로 풍자함. |
| 시계에 주는 ‘밥’ | 시계에 밥을 주어 계속 작동시키는 장면과 처가 교수에게 밥을 주어 계속 노동하게 하는 상황이 병치되어, 교수가 기계처럼 작동하는 삶을 살고 있음을 암시함. |
부조리극의 특성
교과서의 ‘작품 너머로’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에서 유행한 부조리극이 전통적 기승전결 플롯을 버리고, 장면의 기계적 반복·현실과 환상의 중첩·개성을 잃은 기계적 인물·의미가 휘발된 상투적 대사·상징적 무대 장치 등을 활용한다고 설명합니다.
| 부조리극 일반 | 「원고지」의 구현 |
|---|---|
| 인과적 플롯의 약화 | 특별한 사건 전개 없이 유사한 에피소드와 노동 독촉이 반복됨. |
| 기계적 인물 | 교수가 자신의 의지와 감정 없이 번역을 반복함. |
| 비논리적·무의미한 대사 | 아침 8시와 밤 8시를 혼동하고, 실제 상황과 반대되는 가족의 말들이 반복됨. |
| 현실과 환상의 중첩 | 현실적 인물로 보기 어려운 감독관이 갑자기 창문으로 등장하고, 뒤에서는 천사와의 환상 장면이 이어짐. |
| 상징적 소도구 | 원고지 무늬 양복, 쇠사슬, 굵은 줄, 반복되는 신문이 주제를 시각적으로 형상화함. |
서사극적 기법과 거리 두기
장남과 장녀는 극중 인물이면서 관객에게 다른 인물을 소개하고 상황을 논평하는 해설자 역할도 수행합니다. 이 때문에 관객은 사건에 완전히 몰입하기보다 무대 위 상황을 한 걸음 떨어져 바라보며 비판적으로 판단하게 됩니다.
장남은 아버지를 “늘 쾌활한 얼굴에다 발걸음은 참새처럼 가볍다”고 소개하지만, 곧이어 실제 교수는 원고지 무늬 양복과 쇠사슬을 두른 채 지친 모습으로 등장합니다. 장녀도 “어머님은 늘 아버지의 건강을 염려한다”고 말하지만, 실제 처는 잠든 교수의 주머니와 가방에서 돈부터 찾습니다. 해설과 실제 행동의 불일치가 관객의 비판적 인식을 유발합니다.
반어·모순과 풍자의 방식
| 표현 | 실제 상황 | 효과 |
|---|---|---|
| “늘 이렇게 달콤한 하품” | 교수의 하품은 두들겨 맞아 죽는 비명처럼 들림. | 교수의 고통을 외면하는 가족의 무감각을 풍자함. |
| “어머님은 늘 아버지의 건강을 염려” | 처는 잠든 교수의 주머니와 가방에서 돈을 찾음. | 대사와 행동의 모순을 통해 관계의 파편화를 드러냄. |
| “옷을 갈아입으시니 한결 시원” | 쇠사슬이 굵은 줄로 바뀌었을 뿐 교수의 구속은 지속됨. | 사회와 가정 모두가 교수에게 압박을 가함을 반어적으로 제시함. |
| “세상도 무척 변했군요” | 삼 년 전 신문과 오늘 신문의 내용이 거의 같음. | 실제로는 변하지 않는 부조리한 사회를 역설적으로 드러냄. |
| 「찬란한 인생」 | 시끄럽고 똑같은 곡이 계속 반복되어 교수의 휴식을 방해함. | 화려한 이름과 고단한 삶의 대비를 통해 현대인의 삶을 풍자함. |
교과서 학습 활동 핵심
| 활동 | 핵심 답안 |
|---|---|
| 교수의 성격 | 삶의 무게에 눌려 정상적인 사고력을 잃고 기계적으로 번역만 반복하는 무기력한 인물. |
| 처의 성격 | 자식들에게는 의무를 강요당하고 남편에게는 노동을 독촉하는 이중적 위치의 인물. |
| 장남·장녀의 역할 | 등장인물이면서 해설자 역할을 하여 관객이 극에 거리를 두고 비판적으로 판단하도록 함. |
| 감독관의 상징 | 교수의 내면에 존재하는 노동과 원고에 대한 심리적 압박감. |
| 반어적 대사 | 실제 벌어지는 일과 반대되는 진술로 상황적 반어를 만들고 관객의 비판적 인식을 유도함. |
| 지루한 음악 | 기계적으로 반복되는 일상의 무의미함과 교수의 피로를 부각함. |
| 「찬란한 인생」 | 부모와 자식의 소통 단절, 똑같이 반복되는 일상, 제목과 실제 삶의 반어를 드러냄. |
이오네스코 「대머리 여가수」와 비교
교과서는 부조리극의 대표작인 「대머리 여가수」 일부를 함께 제시합니다. 그 작품에서도 평범한 행동을 ‘믿을 수 없는 이야기’라고 과장하고, 인물들은 논리적 소통과 무관한 상투적 반응을 되풀이합니다.
「원고지」와 「대머리 여가수」 모두 전통적인 인과적 사건 전개를 약화하고, 비논리적·상투적인 대사와 기계적인 반복을 통해 현대인의 비인간화와 소통 불능을 풍자합니다. 현실을 그대로 재현하기보다 과장되고 낯선 상황을 만들어 관객이 현실의 부조리를 새롭게 보게 합니다.
시험 출제 포인트 20
- 갈래는 희곡·단막극이며 부조리극의 성격을 지닌다.
- 성격은 풍자적·반어적·상징적·실험적이다.
- 주제는 진정한 삶의 가치와 의미를 잃은 현대인에 대한 풍자이다.
- 특별한 사건 전개나 갈등의 고조 없이 상황과 에피소드의 반복으로 극이 진행된다.
- 교수는 가장의 책임과 번역 노동에 짓눌린 현대인의 전형이다.
- 원고지 무늬의 양복은 규격화된 일상의 틀과 기계적인 원고 노동을 상징한다.
- 쇠사슬은 사회적 노동의 압박, 굵은 줄은 가정에서의 압박을 상징한다.
- 장남·장녀는 등장인물이면서 해설자 역할을 하여 관객의 비판적 거리 두기를 유도한다.
- 인물들을 고유 이름 대신 ‘교수’·‘처’·‘장남’·‘장녀’ 등으로 부르는 것은 개성의 상실과 전형성을 드러낸다.
- 처가 교수의 주머니와 가방에서 돈을 찾는 장면은 가족 관계의 물질화와 소통 부재를 드러낸다.
- 「찬란한 인생」은 제목과 실제 상황의 불일치를 통해 반어적 효과를 만든다.
- 같은 음악의 반복은 기계적으로 되풀이되는 현대인의 일상을 상징한다.
- 삼 년 전 신문과 오늘 신문의 유사한 기사는 부조리한 현실이 아무 변화 없이 반복됨을 보여 준다.
- 『개성을 잃은 노동자』라는 번역서 제목은 교수 자신의 현실과 연결된다.
- 착취사·악마사는 노동자를 착취하는 비정한 자본과 조직을 풍자하는 상징적 명칭이다.
- 시계에 밥을 주는 행위와 교수에게 밥을 주는 행위의 병치는 인간의 기계화를 암시한다.
- 아침 8시와 밤 8시를 혼동하는 교수는 반복 노동으로 사고력과 시간 감각까지 흐려진 상태이다.
- 감독관은 비현실적으로 등장하며 교수의 심리적 압박과 노동 강박을 상징한다.
- 천사는 교수가 잃어버린 꿈과 희망, 또는 분열된 자의식을 상징한다.
- 「대머리 여가수」와 공통적으로 기계적 반복, 비논리적 대화, 소통 불능을 통해 현대 사회의 비인간화를 드러낸다.
클릭형 5지선다 변형문제 10제
1. 「원고지」의 갈래와 성격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교과서 작품 개관은 「원고지」를 희곡(단막극), 부조리극으로 분류하고 풍자적·반어적·상징적·실험적 성격을 제시합니다.
2. 교수의 ‘원고지 무늬 양복’과 ‘쇠사슬’의 의미를 함께 설명한 것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원고지 무늬 양복은 규격화된 일상과 원고 노동을, 쇠사슬은 현실의 구속과 압박을 상징합니다.
3. 장남과 장녀가 극의 해설자 역할까지 맡는 효과로 가장 적절한 것은?
장남과 장녀의 해설자적 발언은 서사극적 거리 두기 효과를 만들어 관객의 비판적 판단을 유도합니다.
4. 삼 년 전 신문과 오늘 신문의 기사 내용이 거의 같은 설정의 효과로 가장 적절한 것은?
서로 다른 시기의 신문에 거의 같은 기사가 실리는 것은 부조리한 현실과 기계적 일상의 반복을 강조하는 실험적 장치입니다.
5. ‘감독관’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감독관은 창문을 통해 갑자기 등장해 회초리로 교수에게 원고를 독촉하는 관념적·상징적 인물입니다.
6. 음악 「찬란한 인생」의 제목과 실제 장면의 관계를 설명한 것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곡명과 교수의 실제 처지가 정반대여서 반어가 발생하며, 같은 곡의 반복은 무의미한 일상의 되풀이도 상징합니다.
7. 다음 중 부조리극으로서 「원고지」의 특징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이 작품은 오히려 전통적 기승전결과 뚜렷한 갈등 고조를 약화하고 반복되는 상황 자체로 현대인의 삶을 풍자합니다.
8. ‘시계에 밥을 주는’ 장면과 처가 교수에게 밥을 준비하는 장면을 연결해 이해한 것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교과서 해설은 시계의 밥과 교수의 밥을 병치해 교수가 기계처럼 지속적으로 노동하도록 유지되는 상황을 암시한다고 설명합니다.
9. 장남이 “아버지는 늘 쾌활한 얼굴에다 발걸음은 참새처럼 가볍지요.”라고 말한 직후 실제 교수의 모습이 제시되는 방식의 효과로 가장 적절한 것은?
장남의 긍정적 소개와 쇠사슬을 두른 지친 교수의 실제 모습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반어와 비판적 거리 두기가 발생합니다.
10. 「대머리 여가수」와 「원고지」의 공통점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교과서 비교 활동은 두 작품이 논리적으로 어긋난 대화, 의미가 휘발된 상투어, 반복 등을 통해 부조리한 현대 사회를 비판한다는 점을 공통점으로 제시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