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2 문학 지학사] 이태준 「파초」 교과서 수록 원문·상세 해설 및 변형문제

고2 문학 지학사 · 1. 문학의 본질과 양상 · (2) 문학의 갈래와 맥락

이태준 「파초」 교과서 수록 원문·상세 해설 및 변형문제

파초를 정성껏 기르고 그 정취를 즐기는 경험, 그리고 파초를 돈으로 바꾸라고 권하는 이웃과의 대화를 통해 사물의 가치를 이해타산으로만 판단하지 않는 문인의 정신과 심미적 태도를 드러낸 수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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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봄에 이웃에서 파초 한 그루를 사 왔다. 얻어 온 것도 두어 뿌리 있었지만 모두 어미 뿌리에서 새로 찢어 낸 것들로 앉아서나 들여다볼 만한 키들이요 ‘요게 언제 자라서 키 큰 내가 들어설 만치 그늘이 지나!’ 생각할 때는 저윽 한심하였다. 그래 지나다닐 때마다 눈을 빼앗기던 이웃집 큰 파초를 그예 사 오고야 만 것이었다.

워낙 크기도 했지만 파초는 소 선지가 제일 좋은 거름이란 말을 듣고 선지는 물론이요, 생선 씻은 물, 깻묵 물 같은 것을 틈틈이 주었더니 작년 당년으로 성북동에선 제일 큰 파초가 되었고 올봄에는 새끼를 다섯이나 뜯어내었다. 그런 것이 올 여름에도 그냥 그 기운으로 장차게 자라 지금은 아마 제일 높은 가지는 열두 자도 훨씬 더 넘을 만치 지붕과 함께 솟아서 퍼런 공중에 드리웠다. 지나는 사람마다 “이렇게 큰 파초는 처음 봤군!” 하고 우러러보는 것이다. 나는 그 밑에 의자를 놓고 가끔 남국의 정조를 명상한다.

파초는 언제 보아도 좋은 화초다. 폭염 아래서도 그의 푸르고 싱그러운 그늘은, 눈을 씻어 줌이 물보다 더 서늘한 것이며 비 오는 날 다른 화초들은 입을 다문 듯 우울할 때 파초만은 은은히 빗방울을 퉁기어 주렴 안에 누웠으되 듣는 이의 마음 위에까지 비는 뿌리고도 남는다. 가슴에 비가 뿌리되 옷은 젖지 않는 그 서늘함, 파초를 가꾸는 이 비를 기다림이 여기 있을 것이다.

오늘 앞집 사람이 일찍 찾아와 보자 하였다. 나가니,

“거 저 큰 파초 파십시오.”

한다.

“팔다니요?”

“저거 이전 팔아 버리셔야 합니다. 저렇게 꽃이 나온 건 다 큰 표구요, 내년엔 영락없이 죽습니다. 그건 제가 많이 당해 본 걸입쇼.”

한다.

“죽을 때 죽더라도 보는 날까진 봐야지 않소?”

“그까짓 인제 두 달 더 보자구 그냥 두세요? 지금 팔면 올엔 파초가 세가 나 저렇게 큰 건 오 원도 더 받습니다……. 누가 마침 큰 걸 하나 구한다니요 그까짓 슬쩍 팔아 버리시죠.”

생각하면 고마운 말이다. 이왕 죽을 것을 가지고 돈이라도 한 오 원 만들어 쓰라는 말이다.

그러나 나는 마음이 얼른 쏠리지 않는다.

“그까짓 거 팔아 뭘 허우.”

“아, 오 원쯤 받으셔서 미닫이에 비 뿌리지 않게 챙이나 해 다시죠.”

그는 내가 서재를 짓고 챙을 해 달지 않는다고 자기 일처럼 성화하던 사람이다.

나는, 챙을 하면 파초에 비 맞는 소리가 안 들린다고 몇 번 설명하였으나 그는 종시 객쩍은 소리로밖에 안 듣는 모양이었다.

그는 오늘 오후에도 다시 한번 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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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 지금 좋은 작자가 있는뎁쇼…….”

하고 입맛을 다시었다.

정말 파초가 꽃이 피면 열대 지방과 달라 한번 말랐다가는 다시 소생하지 못할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내 마당에서, 아니 내 방 미닫이 앞에서 나와 두 여름을 났고 이제 그 발육이 절정에 올라 꽃이 핀 것이다. 얼마나 영광스러운 일인가! 그가 한 번 꽃을 피웠으니 죽은들 어떠리! 하물며 한마당 수북하게 새순이 솟아오름에랴!

소를 길러 일을 시키고 늙으면 팔고 사 간 사람이 잡으면 그 고기를 사다 먹고 하는 우리의 습관이라 이제 죽을 운명의 파초니 오 원이라도 받고 팔아 준다는 사람이 그 혼자 드러나게 모진 사람은 아니다. 그러나 무심코 바람에 너울거리는 파초를 보고 그 눈으로 그 사람의 눈을 볼 때 나는 내 눈이 뜨거웠다.

“어서 가슈. 그리구 올가을엔 움이나 작년보다 더 깊숙하게 파 주슈.”

“참 딱하십니다.”

그는 입맛을 다시며 돌아갔다.

작품 개괄

갈래 현대 수필·경수필  성격 일상적·사실적·교훈적
주제 이해타산을 초월한, 파초를 향한 문인의 정취

교과서는 이 작품을 파초를 사 와서 기른 경험과 파초를 팔라고 온 앞집 사람과의 대화를 중심으로 이해합니다. 글쓴이는 파초를 실용적·금전적 대상으로 보지 않고, 그늘·빗소리·남국의 정조를 느끼게 하는 정신적·심미적 대상으로 바라봅니다. 같은 파초를 두고 서로 다른 관점을 가진 두 사람을 대비함으로써 글쓴이의 가치관이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전반부와 후반부의 구조

부분 내용 서술 방식
전반부 큰 파초를 사 와 정성껏 기른 경험과 파초가 주는 그늘·빗소리·남국의 정조를 즐김. 독백적·묘사적. 체험과 감상을 이야기하듯 서술함.
후반부 꽃이 핀 파초를 지금 팔아 돈으로 바꾸라는 앞집 사람의 제안을 거절함. 논쟁적·대화적. ‘나’와 앞집 사람의 대화로 가치관의 차이를 드러냄.
깨달음 사물의 가치를 이해타산으로만 판단하지 않고, 대상과의 관계와 정서적·심미적 가치를 중시함. 일상의 사소한 경험을 통해 글쓴이만의 개성적 발상을 제시함.

파초에 대한 애정과 문인의 정취

정성껏 기르는 태도
소 선지, 생선 씻은 물, 깻묵 물을 거름으로 주어 성북동에서 가장 큰 파초로 기릅니다. 단순한 관상용 식물이 아니라 애정과 정성을 기울이는 존재입니다.
“남국의 정조를 명상한다”
큰 파초 아래에 의자를 놓고 파초의 원산지인 남국의 분위기와 정취를 상상합니다. 파초는 글쓴이에게 현실의 효용보다 상상과 감흥을 불러일으키는 심미적 대상입니다.
폭염 속의 푸른 그늘
폭염이라는 부정적인 자연 조건 속에서도 파초의 푸르고 싱그러운 그늘은 오히려 ‘눈을 씻어 주는’ 듯한 서늘함을 줍니다.
파초에 떨어지는 빗소리
다른 화초들이 우울해 보이는 비 오는 날, 파초는 빗방울을 은은히 퉁깁니다. “가슴에 비가 뿌리되 옷은 젖지 않는”이라는 감각적 표현은 글쓴이가 즐기는 문인적 풍류를 보여 줍니다.
개성적 발상
일반적으로 폭염과 비는 부정적으로 느껴질 수 있지만, 글쓴이는 오히려 그것들이 파초의 아름다움과 정취를 더 잘 드러내는 조건이라고 봅니다.

‘나’와 앞집 사람의 가치관 대조

‘나’(글쓴이) 앞집 사람
죽더라도 보는 날까지 곁에 두고 싶어 함. 곧 죽을 파초라면 아직 값이 있을 때 팔아야 한다고 생각함.
파초가 주는 그늘·빗소리·정취를 중요하게 여김. 파초를 오 원이라는 금전적 가치로 환산함.
챙을 달면 파초에 비 맞는 소리를 들을 수 없어 싫어함. 파초를 팔아 챙을 달면 실용적으로 이익이라고 생각함.
대상이 불러일으키는 감흥과 대상과의 관계를 중시함. 대상과의 관계보다 이해타산과 효용을 중시함.
“내 눈이 뜨거웠다”
앞집 사람 개인을 악인으로 몰아붙이는 것이 아닙니다. 글쓴이 역시 그것이 당시의 일반적 생활 태도임을 인정합니다. 그러나 모든 것을 쓸모와 돈으로 환산하는 시선 앞에서 파초가 지닌 본질적·정서적 가치를 알아보지 못하는 현실에 안타까움을 느낍니다.

주요 표현과 의미

“눈을 씻어 줌이 물보다 더 서늘한 것”
파초의 푸른 그늘이 주는 시각적 청량감을 감각적으로 표현합니다.
“가슴에 비가 뿌리되 옷은 젖지 않는 그 서늘함”
파초 잎에 떨어지는 빗소리가 물리적 비가 아니라 마음속 정서를 적시는 심미적 경험임을 표현합니다.
“얼마나 영광스러운 일인가! 그가 한 번 꽃을 피웠으니 죽은들 어떠리!”
느낌표와 감탄적 문장을 연속적으로 사용하여 파초가 한 번 꽃을 피운 사실을 생의 완성처럼 받아들이는 글쓴이의 애정과 감흥을 강조합니다.
“소를 길러 일을 시키고 늙으면 팔고…”
대상을 효용에 따라 이용하고 가치가 사라지면 처분하는 당대의 보편적 세태를 제시합니다.

수필의 갈래적 특징

교과서는 이 작품이 실린 수필집 『무서록』의 제목 자체가 ‘순서 없이 기록한 글’이라는 뜻임을 소개합니다. 수필에는 엄격하게 정해진 형식이 없으며, 글쓴이의 일상적 경험과 그 경험을 통해 얻은 생각·감정·깨달음이 자유롭게 드러납니다.

내용적 특징
파초를 기르는 일상의 체험에서 얻은 감흥과 앞집 사람과의 대화를 통해 드러난 가치관을 중심으로 합니다.
형식적 특징
전반부는 체험과 감상을 이야기하듯 서술하고, 후반부는 대화를 활용합니다. 한 작품 안에서 서로 다른 방식을 자유롭게 결합하는 ‘무형식의 형식’이 드러납니다.
개성
이태준은 수필을 글쓴이의 ‘심적 나체’라고 보았습니다. 이 작품 역시 파초를 바라보는 독특한 미감과 생활 태도, 가치관을 숨김없이 보여 줍니다.

교과서 학습 활동 핵심

활동 핵심 답안
작품의 바탕이 된 경험 파초를 사서 길렀던 경험, 파초를 팔라는 이웃의 제안을 거절한 경험.
‘나’의 파초에 대한 생각 정성 들여 키운 파초를 팔 수 없으며, 대상이 주는 감흥과 관계를 중시함.
앞집 사람의 파초에 대한 생각 효용 가치가 끝나 가니 죽기 전에 돈을 받고 팔아야 한다고 봄.
세태 인식 소가 늙으면 팔고 고기를 사 먹는 습관처럼 대상을 효용과 이익으로 판단하는 태도가 일반화되어 있음.
글쓴이의 가치관 자연물을 단순한 이해타산으로 환원하는 도구적 가치관에서 벗어나 대상과의 관계, 정서적·심미적 가치를 중시함.
수필의 내용적 특징 일상적 경험과 그 경험을 통해 얻은 생각과 깨달음을 다룸.
수필의 형식적 특징 정해진 형식이 없고 글쓴이의 개성 있는 문체로 자유롭게 표현함.

비교 감상

법정 「무소유」
두 작품 모두 식물을 기른 체험에서 깨달음을 얻는 수필입니다. 그러나 「무소유」는 난초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깨달음을, 「파초」는 대상을 이해타산으로만 보아서는 안 된다는 깨달음을 전달합니다. 「무소유」가 인식 변화 과정을 중심으로 전개한다면, 「파초」는 앞집 사람과의 대화를 통해 상반된 가치관을 대조합니다.
이태준 「달밤」
각박한 현실에서 밀려난 인물의 삶을 연민 어린 시선으로 그린 소설입니다. 이태준 특유의 서정성과 간결하고 치밀한 문장에 주목해 함께 읽을 수 있습니다.
이곡 「차마설」
말을 빌려 탄 경험을 통해 인간의 그릇된 소유욕을 비판한 고전 수필입니다. 대상의 물질적·소유적 가치와 정신적 가치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비교할 수 있습니다.

시험 출제 포인트 20

  1. 갈래는 현대 수필·경수필이다.
  2. 성격은 일상적·사실적·교훈적이다.
  3. 주제는 이해타산을 초월한, 파초를 향한 문인의 정취이다.
  4. 글쓴이는 작은 파초가 자라는 데 오래 걸릴 것 같아 이웃집 큰 파초를 사 온다.
  5. 소 선지·생선 씻은 물·깻묵 물을 주며 파초를 정성껏 기른다.
  6. 성북동에서 가장 큰 파초가 될 만큼 잘 자라며 새끼도 다섯이나 뜯어낸다.
  7. 파초 아래에서 ‘남국의 정조’를 명상하며 심미적 감흥을 즐긴다.
  8. 폭염 아래의 푸른 그늘은 시각적 청량감을 준다.
  9. 비 오는 날 파초 잎에 떨어지는 빗소리는 글쓴이에게 정서적·심미적 감흥을 준다.
  10. ‘가슴에 비가 뿌리되 옷은 젖지 않는’은 파초의 빗소리가 주는 내면적 정취를 감각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11. 앞집 사람은 꽃이 핀 파초가 곧 죽을 것이라 보고 돈을 받고 팔라고 권한다.
  12. 앞집 사람은 파초의 금전적·효용적 가치를 중시한다.
  13. 글쓴이는 파초가 죽더라도 끝까지 곁에 두고 보고 싶어 한다.
  14. 챙을 달지 않는 이유는 파초 잎에 빗방울 떨어지는 소리를 듣기 위해서이다.
  15. “꽃을 피웠으니 죽은들 어떠리”는 파초의 생애를 이해타산 없이 받아들이는 태도이다.
  16. “내 눈이 뜨거웠다”는 이해타산만 중시하는 시선에 대한 안타까움과 파초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다.
  17. ‘나’는 대상과의 관계와 감흥을, 앞집 사람은 이해타산을 중시한다.
  18. 전반부는 독백적·묘사적이고 후반부는 논쟁적·대화적이다.
  19. 수필은 일상의 체험과 깨달음을 정해진 형식 없이 자유롭게 표현하는 갈래이다.
  20. 작품은 동일한 대상에 대한 상반된 관점을 대비하여 글쓴이의 가치관을 효과적으로 드러낸다.

클릭형 5지선다 변형문제 10제

1. 「파초」의 갈래와 성격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정답 ①

교과서 작품 개관은 「파초」를 현대 수필·경수필로 분류하고, 일상적·사실적·교훈적 성격을 제시합니다.

2. 이 작품의 주제로 가장 적절한 것은?

정답 ②

교과서는 주제를 ‘이해타산을 초월한, 파초를 향한 문인의 정취’라고 정리합니다.

3. 글쓴이가 큰 파초를 사 온 직접적인 이유로 가장 적절한 것은?

정답 ③

얻어 온 작은 파초를 보며 ‘언제 자라서 키 큰 내가 들어설 만치 그늘이 지나’ 하고 한심해하여, 평소 눈여겨보던 이웃집의 큰 파초를 사 옵니다.

4. 글쓴이가 비 오는 날의 파초를 좋아하는 이유로 가장 적절한 것은?

정답 ④

글쓴이는 파초 잎에 빗방울이 은은히 퉁기는 소리에서 ‘가슴에 비가 뿌리되 옷은 젖지 않는’ 서늘한 정취를 느낍니다.

5. 앞집 사람이 파초를 팔라고 권하는 이유로 가장 적절한 것은?

정답 ⑤

앞집 사람은 꽃이 핀 파초는 다 큰 표이고 내년에는 죽을 것이니, 아직 값이 있을 때 팔아 돈을 받는 것이 낫다고 봅니다.

6. ‘나’와 ‘앞집 사람’의 가치관 차이를 바르게 설명한 것은?

정답 ②

교과서는 ‘나’가 대상이 불러일으키는 감흥과 관계를 중시하는 반면, 앞집 사람은 효용과 금전적 가치를 중심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합니다.

7. 글쓴이가 서재에 ‘챙’을 달지 않는 까닭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정답 ④

글쓴이는 챙을 달면 챙에 떨어지는 빗소리가 커서 파초에 떨어지는 빗소리를 들을 수 없다고 설명합니다.

8. “그가 한 번 꽃을 피웠으니 죽은들 어떠리!”에서 드러나는 글쓴이의 태도로 가장 적절한 것은?

정답 ①

글쓴이는 꽃을 피운 파초의 삶 자체를 ‘영광스러운 일’로 보고, 죽기 전에 팔아 이익을 남기기보다 끝까지 곁에 두고 정취를 누리려 합니다.

9. “나는 내 눈이 뜨거웠다.”의 의미로 가장 적절한 것은?

정답 ⑤

교과서는 이 표현을 자연물의 본질적 가치나 대상과의 관계보다 이해타산만 중시하는 앞집 사람에 대한 안타까움과 파초에 대한 애정이 드러난 것으로 설명합니다.

10. 「파초」의 수필적 특징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정답 ③

교과서는 「파초」가 정해진 형식 없이 일상의 체험과 깨달음을 개성 있는 문체로 표현하며, 전반부와 후반부의 서술 방식도 다르게 구성된다고 설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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