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2 문학 지학사 · 2. 문학의 수용과 생산 · (3) 문학과 매체, 작품의 재구성·창작
김훈 원작·황동혁 각본 「남한산성」 교과서 수록 원문·상세 해설 및 변형문제
병자호란 속 남한산성을 배경으로 청과 화친하여 생존을 도모하려는 최명길과, 끝까지 대의와 명분을 지켜 싸워야 한다는 김상헌의 대립, 그리고 두 주장 사이에서 번민하는 인조를 영상 매체의 언어로 형상화한 시나리오입니다.
교과서 수록 지문 전체 원문
명길 C.U. (고개를 숙인 채 낮은 목소리로) 신의 생각으로 칸이 여기까지 온 까닭은 성문을 밖에서 무너뜨리기 위함이 아니라, 안에서부터 열기 위한 것이옵니다. 우선 칸에게 문서를 보내 먼저 예를 보이소서.
상헌 C.U. (고개를 숙인 채 낮은 목소리로) 전하, 이는 용골대에게 세찬을 보내는 것과는 다른 일이옵니다. 군왕끼리의 예는 국경을 사이에 두고 멀리서 마주 보는 것이옵니다. 사전에 문서도 사신도 없이 군사를 몰아서 불쑥 왔다면, 이미 더불어 예를 논할 수는 없사옵니다.
명길 E. 전하.
명길 C.U. 배후에 명나라가 있으니 칸은 삼전도에 오래 머물지는 못할 것이옵니다. 칸이 머무는 동안 성을 나갈 길을 열어야 하옵니다.
상헌 C.U. 칸이 오래 머물지 못하니 안에서 먼저 문을 열어서는 아니 되옵니다.
명길 C.U. 칸이 오래 머물지 못하니 안에서 열지 않으면 서둘러 문을 부수려 할 것이옵니다.
상헌 C.U. 지금 칸에게 문서를 보내시면 칸은 스스로를 황제라 칭하고, 전하를 칸의 신하라 부를 것이옵니다.
인조 C.U. (둘을 내려다보며 낮은 목소리로) 그만 하거라.
상헌 C.U. (떨리는 목소리로 눈물을 글썽이며) 정녕 전하께서는 칸의 신하가 되시겠사옵니까?
명길 C.U. (눈물을 글썽이며) 아뢰옵기 황송하오나 살기 위해서는 가지 못할 길이 없고…….
상헌 E. (명길 말을 자르며 큰 목소리로) 명길은
상헌 C.U. 전하를 앞세우고 적의 아가리 속으로 들어가려는 자이옵니다.
명길 C.U. (큰 목소리로 거칠게) 적의 아가리 속에도 분명 삶의 길은 있을 것이옵니다!
상헌 C.U. (눈을 감았다 뜨며 큰 목소리로) 삶과 죽음에도 아름다운 자리가 있을진대, 하필 적의 아가리 속이겠나이까?
인조 C.U. (답답하다는 듯 큰 목소리로) 그만하라 하지 않았느냐!
대제학 B.S. (무릎을 꿇고 왕을 똑바로 응시하며) 전하, 어찌 오랑캐 우두머리에게 머리를 숙이실 수 있습니까? 이는 있어서도 안 되고 있을 수도 없는 일이옵니다.
부제학 B.S. (무릎을 꿇고 왕을 응시하며) 하늘 아래에 두 개의 태양을 섬길 수는 없는 법입니다. 임진년에,
인조 C.U. (눈을 부릅뜨고 부제학을 응시한다.)
부제학 E. 대명제국 황제의 은혜로 종사를 보전한 일을 잊으셨사옵니까?
병판 E. 그러하옵니다. 전하.
병판 B.S. 이는 있을 수 없는 일이옵니다.
쾅. 인조 자리를 박차고 나오는 소리. 깜짝 놀라는 김류, 병판, 부제학의 모습이 차례로 C.U. 신하들 너머로 보이는 인조 F.S.
인조 C.U. (어두운 옆모습) 경들이 그만하지 않으니 내가 그만해야겠구나…….
신하들 O.S. 인조 F.S. 인조 신하들 사이를 걸어 나가고 내관이 이를 뒤따른다.
명길 E. 전하! (인조, 걸음을 멈춘다.)
명길 C.U. 저들이 말하는 대의와 명분은,
인조 측면 C.U.
명길 E. (울먹이며) 대체 무엇을 위한 것입니까…….
명길 C.U. 먼저 삶이 있은 후에야 비로소 대의와 명분도 있는 것이 아니옵니까?
인조 측면 C.U. 상헌 말없이 바닥만 응시하는 모습 B.S.
카메라가 칸이 보낸 서신의 뒷면을 비추다가 인조의 옆모습 트래킹 숏. 동시에 칸의 목소리로 서신의 내용 E.
칸 E. (만주어) 비 시니 커러무버 투치너 압카이 알리부러 (자막: 하늘에 보름달이 차는 날, 내가 너의 돌담을 타 넘어 들어가)
칸 E. (만주어) 엇터러버 울라키……. (자막: 하늘이 내리는 승부를 알려주마.)
인조 B.S. (인조가 들고 있는 서신이 떨린다.) 나를 성 밖으로 나오라고 하는구나.
인조 W.S. (서신을 무릎으로 내리고 신료들을 내려다보며) 나가면…… 다음은 어찌 되는 것이냐.
김류 W.S. (무릎 꿇은 채) 전하, 이 나라는 전하의 나라이옵니다. (인조의 눈치를 보며) 자꾸 중론을 묻지 마시고…….
인조 F.S. (김류 쪽을 바라보고 큰 소리로 버럭 화를 내며) 묻지 말고 어쩌란 것이냐!
김류 W.S. (당황한 목소리로) 전하의…… 뜻을 말씀해 주시면…… (엎드린 채 고개를 조아리며) 신들이 받들겠나이다…….
인조 W.S. 화난 표정으로 김류가 있는 쪽을 쳐다보다가 다시 서신을 내려다본다.
인조가 서안에 내려놓은 서신 C.U.
인조 B.S. (정면을 똑바로 보며 말하는 얼굴 점점 줌 인) 나는, 살고자 한다……. 그것이 나의 뜻이다…….
작품 개괄
주제 병자호란의 치욕과 남한산성에서의 항쟁
김훈의 역사 소설 『남한산성』을 영화로 제작하기 위해 황동혁이 각색한 시나리오입니다.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당시 상황을 실감 나게 제시하면서, C.U., B.S., F.S., O.S., W.S., 트래킹 숏, 줌 인, E. 등의 영상 언어를 활용해 최명길·김상헌·인조의 갈등을 시청각적으로 형상화합니다.
병자호란과 남한산성
교과서는 1636년 청 태종이 조선을 침략하고 인조가 강화도로 가지 못한 채 세자와 함께 남한산성으로 피신한 역사적 상황을 작품의 감상 맥락으로 제시합니다. 성 안에는 만여 명이 조금 넘는 군사와 약 50일 분량의 식량이 있었고, 청군은 남한산성을 포위했습니다. 결국 강화도 함락과 청군의 압박이 이어지면서 인조는 1637년 1월 30일 삼전도에서 항복하게 됩니다.
국가적 치욕을 영웅적으로 포장하기보다, 군사적 열세와 조정 내부의 갈등, 왕의 번민, 군사와 백성이 겪는 고통을 사실적으로 보여 줍니다.
등장인물의 성격과 가치관
| 인물 | 성격·가치관 |
|---|---|
| 최명길 | 주화파. 현실적·논리적이며 실리를 중시함. 당장의 치욕을 감내하더라도 나라와 백성을 살릴 길을 찾아야 한다고 봄. |
| 김상헌 | 척화파. 곧고 강직하며 대의와 명분을 중시함. 오랑캐에게 굴복해 사느니 명예롭게 싸우고 죽는 것이 낫다고 봄. |
| 인조 | 두 주장 사이에서 갈등하며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함. 칸의 서신을 읽고 결국 “나는, 살고자 한다.”고 결단함. |
| 김류 | 주관이 뚜렷하지 않고 결정과 책임을 왕에게 미루는 기회주의적 태도를 보임. |
최명길과 김상헌의 핵심 논쟁
| 쟁점 | 최명길 | 김상헌 |
|---|---|---|
| 칸에게 문서를 보낼 것인가 | 칸이 오래 머물지 못하므로 먼저 문서를 보내 길을 열어야 함. | 군사를 몰고 무례하게 침입한 상대에게 예를 차릴 필요가 없으며, 문서를 보내면 군신 관계를 인정하게 됨. |
| 죽음을 각오하고 싸울 것인가 | 먼저 살아야 대의와 명분도 존재함. 생존과 실리가 우선임. | 구차하게 살아남기보다 대의와 명분을 지키는 죽음이 더 가치 있음. |
단순한 ‘항복 대 전쟁’이 아니라 생존과 실리 대 대의와 명분이라는 가치 충돌입니다. 작품은 두 인물 모두에게 논리를 부여해 어느 한쪽을 가볍게 만들지 않습니다.
촬영 기법과 영상 매체의 효과
| 기법 | 효과 |
|---|---|
| C.U. | 인물의 얼굴·표정을 확대하여 심리와 감정을 간접적으로 전달하고 논쟁의 긴장감을 높임. |
| B.S. | 가슴 위 상반신을 잡아 표정과 자세를 함께 보여 줌. |
| F.S. | 인물의 전신과 주변 공간을 함께 제시함. |
| O.S. | 한 인물의 어깨 너머로 상대를 보여 주어 대치 구도를 시각화함. |
| 트래킹 숏 | 카메라가 인물의 움직임이나 표정을 따라가며 장면의 흐름과 심리를 극적으로 전달함. |
| 줌 인 | 인조의 얼굴에 점점 접근해 항복을 결심하는 비장한 순간을 강조함. |
| E. | 화면 밖 음향·대사를 활용함. 칸의 서신을 만주어 음성으로 들려주면서 인조의 표정을 동시에 보여 줄 수 있음. |
소설에서 영화로: 매체 변화와 재구성
교과서 활동은 김훈의 원작 소설과 황동혁의 시나리오를 비교하면서, 인쇄 매체와 영상 매체의 표현 방식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살피게 합니다. 소설은 묘사·서술·대화를 통해 독자가 장면을 상상하게 하지만, 영화는 배우의 목소리와 표정, 조명, 화면 크기, 카메라 움직임, 음향을 직접 결합합니다.
원작의 시적·철학적 대사를 살리면서도, 시나리오에서는 상헌과 명길이 서로 말을 자르고 큰 목소리로 맞서는 장면을 배치해 극적 긴장감을 높입니다. 감독 인터뷰에서는 클로즈업과 롱 숏을 극단적으로 교차하여 김훈 문장의 힘을 영상적으로 구현하려 했다고 설명합니다.
영화는 시간 제약 때문에 원작의 인물이나 사건을 삭제하거나 순서를 바꿀 수 있으며, 서술자의 매개 없이 사건이 관객에게 직접 전달된다는 점에서 극적 효과가 큽니다.
교과서 학습 활동 핵심
| 활동 | 핵심 답안 |
|---|---|
| 인조 | 주관이 뚜렷하지 않고 두 주장 사이에서 쉽게 결단하지 못하다가 청의 압박 속에서 항복을 결정함. |
| 최명길 | 실리를 중시하며 비난을 받더라도 옳다고 생각한 일을 끝까지 주장함. |
| 김상헌 | 대의와 명분을 중시하며 임금 앞에서도 자기 생각을 굽히지 않음. |
| 문서 논쟁 | 최명길은 보내야 한다고, 김상헌은 보내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함. |
| 전쟁 논쟁 | 최명길은 살아남는 것이 우선, 김상헌은 항복보다 명예로운 죽음을 중시함. |
| 소설과 영화 비교 | 소설은 문자·문체로 상상하게 하고, 영화는 영상·음향·연기·촬영·편집으로 직접적이고 생생하게 전달함. |
「남한산성실톡」과 매체 재구성
교과서는 영화 홍보 웹툰 「남한산성실톡」을 함께 제시합니다. SNS 화면, 해시태그, 유명 토론 프로그램의 패러디, 메신저 대화방 형식, 현대적 줄임말과 유행어, 과장된 표정과 행동을 활용해 병자호란의 복잡한 정치적 갈등을 친숙하고 유머러스하게 전달합니다.
같은 서사라도 매체가 바뀌면 형식·언어·표현 방식·수용자의 심미적 체험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원작 일부를 단순히 바꾸는 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매체에 맞는 하나의 유기적인 작품으로 다시 만드는 것입니다.
시험 출제 포인트 20
- 갈래는 시나리오이다.
- 성격은 역사적·비판적이다.
- 주제는 병자호란의 치욕과 남한산성에서의 항쟁이다.
- 최명길은 주화파의 대표 인물로 실리와 생존을 중시한다.
- 김상헌은 척화파의 대표 인물로 대의와 명분을 중시한다.
- 인조는 두 주장 사이에서 갈등하며 쉽게 결단하지 못한다.
- 김류는 결정의 책임을 왕에게 미루는 기회주의적 태도를 보인다.
- 최명길은 칸에게 문서를 보내 성을 나갈 길을 열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 김상헌은 문서를 보내면 칸의 신하가 되는 것이라며 반대한다.
- “먼저 삶이 있은 후에야”는 최명길의 실리적 가치관을 집약한다.
- “삶과 죽음에도 아름다운 자리가”는 김상헌의 명분 중심 가치관을 집약한다.
- C.U.는 말하는 인물의 표정과 심리를 부각한다.
- 큰 목소리와 말을 자르는 지시문은 갈등이 고조됨을 드러낸다.
- E.는 화면 밖의 대사·음향을 활용하는 영상 기법이다.
- 트래킹 숏은 칸의 서신을 읽는 인조의 표정 변화를 극적으로 보여 준다.
- 줌 인은 “나는, 살고자 한다.”라는 인조의 결심을 강조한다.
- 만주어와 자막은 역사적 상황의 사실감을 높인다.
- 소설은 문자와 문체를 통해 독자의 상상을 유도한다.
- 영화는 영상·음향·배우 연기·촬영과 편집을 통해 장면을 직접 형상화한다.
- 웹툰 재구성은 SNS·메신저·패러디 등 새로운 매체의 특성을 활용해 동일한 서사를 다르게 전달한다.
클릭형 5지선다 변형문제 10제
1. 「남한산성」의 갈래와 성격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교과서 작품 개관은 이 작품을 시나리오로 분류하고, 역사적·비판적 성격을 제시합니다.
2. 작품의 중심 주제로 가장 적절한 것은?
교과서는 주제를 ‘병자호란의 치욕과 남한산성에서의 항쟁’으로 정리합니다.
3. 최명길의 태도로 가장 적절한 것은?
최명길은 ‘먼저 삶이 있은 후에야 비로소 대의와 명분도 있는 것’이라고 말하며 생존과 실리를 중시합니다.
4. 김상헌의 태도로 가장 적절한 것은?
김상헌은 청에 문서를 보내는 것 자체가 군신 관계를 인정하는 굴욕이라 보고, 삶과 죽음에도 ‘아름다운 자리’가 있다며 명분을 중시합니다.
5. S#67에서 C.U.가 반복적으로 사용되는 가장 중요한 효과는?
교과서는 C.U.를 통해 말하는 인물의 표정과 심리를 부각하고, 최명길과 김상헌의 대립을 긴장감 있게 보여 준다고 설명합니다.
6. “먼저 삶이 있은 후에야 비로소 대의와 명분도 있는 것이 아니옵니까?”에 드러난 가치관은?
최명길의 핵심 논거는 생존이 먼저 확보되어야 대의와 명분도 의미가 있다는 현실적·실리적 판단입니다.
7. 칸의 서신을 인조가 읽는 장면에서 트래킹 숏과 E.를 함께 사용한 효과로 가장 적절한 것은?
칸의 목소리는 E.로 들려오고 카메라는 인조의 표정을 따라가면서, 서신의 위협과 그에 대한 인조의 심리적 압박을 동시에 전달합니다.
8. 김류가 “전하의 뜻을 말씀해 주시면 신들이 받들겠나이다”라고 말하는 태도의 의미로 가장 적절한 것은?
교과서는 김류가 현실적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모든 결정과 책임을 인조에게 미루는 기회주의적 성격을 보인다고 설명합니다.
9. 소설을 영화로 재구성할 때 나타나는 변화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영화는 이미지, 음향, 배우의 연기, 촬영과 편집 등 다양한 매체 언어를 활용합니다. 이는 소설과의 중요한 차이입니다.
10. 「남한산성」을 소설 원작과 영화 시나리오의 관계에서 감상한 것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교과서는 영화가 원작의 주제를 충실히 따르면서도 영상 매체의 표현 방법으로 분위기와 갈등을 새롭게 구현한다고 설명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