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 수능특강 문학 · 갈래 복합 03 · EBS 원문·정답 해설 대조 검수본
이항복 「허균의 문집에 부치는 서문」
EBS 수록 지문과 공식 해설을 기준으로 시 창작의 수고, ㉠·㉡·ⓐ의 의미, ‘생각=물/시=얼음’ 비유와 갈래 복합 문항의 논리를 정밀하게 정리했습니다.
EBS 수록 부분
시란 무엇이 좋고 무엇이 귀하기에 세상 사람들이 그렇게 좋아하는 것인가? 글을 꾸미고 웅얼거려서 잠시 사람들의 입을 벌어지게 만드는 것뿐이다. 나는 예전에 시인과 광대는 풀벌레 같은 존재라고 여겼다.
시인은 생각을 소리로 내고 광대는 입으로 소리를 낸다. 풀벌레는 배·날개·다리·가슴 등으로 소리를 낸다. 소리 내는 방법은 다르지만 그 재주로 사람을 기쁘게 하기는 마찬가지다.
힘든가 편한가로 말하자면 벌레는 몹시 편하고 광대가 그다음이며 시인이 가장 힘들다. 벌레는 때가 되면 천기가 저절로 움직여 소리를 내고, 광대는 입은 힘들어도 마음은 편하다. 시인은 생각을 짜내어 입으로 말하고 손으로 쓰며 눈으로 보고 귀로 들어야 겨우 한 구를 완성한다. 오장육부를 힘들게 만들어 부지런히 짓는 것이 삼분의 이다.
그렇지만 세상 사람들이 이 세 가지의 순서를 매기면 시인은 마루에서 절하고 광대는 마당에 두며 벌레는 죽을 때까지 풀숲과 섬돌 사이를 벗어나지 못한다. 그렇다면 사람은 힘든 것을 귀하게 여기고 편한 것을 천하게 여기는 것인가?
옛사람이 말하기를 “귀한 사람은 남을 부리고 천한 사람은 남에게 부림을 받는다.” 하였으니 ㉠ 사물은 어찌하여 똑같지 않은 것인가. 나는 늦게야 그러한 줄 깨닫고, 마침내 손가락을 깨물어 맹세하여 시에 대해 말하기를 기피했다. 그렇지만 좋은 시를 보면 문득 기뻐하였으니 ㉡ 마치 병이 나서 술을 절제하는 사람이 문득 술 생각이 나는 것 같았다.
지금 허 군은 유·불·도 삼교와 제자백가에 통달했는데, 불교의 말을 더욱 믿어 시를 지어 장식했다. 이것은 좋은 벼를 뽑아 버리고 잡초를 키우는 것과 같다. 힘들고 부지런한데도 도리어 광대나 벌레보다 못하게 될 것인데, 이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
어떤 이는 말한다. “ⓐ 마음은 거북 등껍데기와 같아 속을 태우면 조짐이 바깥으로 나타나니, 이것은 마치 생각이 움직여 시를 읊는 것과 같다.”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생각은 물과 같고 시는 얼음과 같다. 물이 얼면 얼음이 되고 얼음이 녹으면 도로 물이 된다. 이것은 마치 생각이 움직여 시를 짓고, 시를 읊으면 다시 생각하게 되는 것과 같다. 생각이 깊지 않으면 시가 좋지 않고, 마음이 맑지 않으면 생각이 깊어질 수 없다. 그러므로 깊은 생각에서 나온 시라야 사람을 감동시킬 수 있다.
나는 늙어서 시를 멀리하고 있다. 지금 마침 저녁에 집으로 돌아가다가 허 군을 만나자 나도 모르게 수레에서 내렸다. 누가 나를 이렇게 만들었는가. 시가 과연 좋고 귀한 것이기 때문인가?
– 이항복, 「허균의 문집에 부치는 서문」 / *허 군: 허균을 가리킴.
핵심 해설
시의 효용을 회의적으로 묻고 시인·광대·벌레를 비교하여 시 창작의 수고를 부각한다.
시를 멀리하려 해도 좋은 시에 끌리는 자신을 고백하고, 장식에 치우친 허균의 창작 태도를 비판한다.
‘생각=물, 시=얼음’의 비유로 생각과 시의 상호 전환을 설명하고, 맑은 마음과 깊은 생각이 감동의 조건임을 밝힌다.
| 핵심 | 시 창작의 어려움과 그에 담긴 진정성의 가치 |
|---|---|
| ㉠ | 사물의 귀천과 평가가 서로 같지 않다는 데서 생긴 의문. 시를 말하지 않겠다고 결심하게 된 내적 갈등과 연결된다. |
| ㉡ | 시에 대한 애정을 억누를 수 없는 마음을 ‘병자가 술을 떠올림’에 비유한다. |
| ⓐ | 내면의 감정·생각이 움직여 바깥의 언어적 표현, 즉 시로 드러난다는 뜻이다. |
| 물/얼음 | 생각이 시로 형상화되고, 완성된 시를 읊는 행위가 다시 생각을 촉발하는 순환 관계를 보여 준다. |
| 허균 비판 | 학식은 뛰어나지만 불교의 말을 믿어 시를 ‘장식’하는 태도를 좋은 벼를 뽑고 잡초를 기르는 것에 빗대 비판한다. |
시험 출제 포인트 15
- 서문 형식의 한문 수필이다.
- 시의 효용에 대한 회의적 질문으로 시작한다.
- 시인·광대·벌레의 비교가 시인의 수고를 부각한다.
- 벌레는 자연적, 광대는 입의 수고, 시인은 심신의 수고가 크다.
- 세상의 서열은 수고의 정도와 연결되어 역설적으로 제시된다.
- ㉠은 시를 멀리하려는 결심과 연결된 의문이다.
- ㉡은 시에 대한 억누를 수 없는 애정의 비유이다.
- 허균의 장식적 시 창작을 ‘벼/잡초’로 비판한다.
- ⓐ는 내면의 움직임이 외부 표현으로 드러남을 뜻한다.
- 생각=물, 시=얼음은 상호 전환 관계를 설명한다.
- 시를 읊는 행위가 다시 생각을 일으킨다고 본다.
- 좋은 시에는 깊은 생각이 필요하다.
- 깊은 생각의 전제는 맑은 마음이다.
- 깊은 생각에서 나온 시만이 사람을 감동시킨다고 본다.
- 말미의 설의적 질문은 시를 귀히 여기는 마음이 여전히 남아 있음을 드러낸다.
클릭형 변형문제 10
정답 번호는 ①~⑤가 각각 두 번씩 나오도록 균형 배치했습니다. 선택지를 클릭하면 정답과 선택지별 해설이 열립니다.
1. 글쓴이가 시인·광대·벌레를 비교한 가장 중요한 효과는?
정답 ④
정답 근거: 비교의 초점은 각 대상이 소리를 내는 데 드는 수고의 정도이며, 시인이 가장 힘들다는 점을 부각한다.
- ① 시를 폄하하는 데만 목적이 있지 않다.
- ② 광대를 더 높이는 논지가 아니다.
- ③ 자연음의 우월성을 주장하지 않는다.
- ④ 시인의 수고를 선명하게 드러내므로 적절하다.
- ⑤ 과학적 생태 설명이 목적이 아니다.
2. ㉡의 비유가 드러내는 글쓴이의 태도로 가장 적절한 것은?
정답 ②
정답 근거: 병자가 술을 절제해도 문득 술이 생각나는 것처럼 글쓴이는 시를 멀리하려 해도 좋은 시에 대한 애정을 억누르지 못한다.
- ① 글쓴이는 좋은 시를 보면 기뻐한다.
- ② 양가적이지만 애정이 살아 있음을 정확히 보여 준다.
- ③ 생계와 관련된 언급이 없다.
- ④ 허균의 장식적 창작은 오히려 비판한다.
- ⑤ 광대를 선호한다는 뜻이 아니다.
3. ‘좋은 벼를 뽑아 버리고 잡초를 키우는 것’이 비판하는 창작 태도는?
정답 ⑤
정답 근거: 허균이 학식은 뛰어나지만 불교의 말을 믿어 시를 “장식”한 점을 비판하는 비유다.
- ① 자연 소재 사용을 비판하지 않는다.
- ② 수정 행위 자체를 비판하지 않는다.
- ③ 독자 고려의 문제와 무관하다.
- ④ 숙고는 오히려 깊은 생각과 연결된다.
- ⑤ 장식에 치우친 창작을 비판하므로 적절하다.
4. ‘생각은 물, 시는 얼음’ 비유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정답 ①
정답 근거: 물과 얼음이 서로 상태를 바꾸듯 생각이 시가 되고 시를 읊으면 다시 생각이 일어난다는 상호 관계를 설명한다.
- ① 정확한 설명이다.
- ② 본문은 서로 전환되는 관계를 강조한다.
- ③ 가치의 우열을 말하지 않는다.
- ④ 깊은 생각과 수고를 강조한다.
- ⑤ 오히려 시를 읊으면 다시 생각한다고 한다.
5. 글쓴이가 제시한 감동적인 시의 조건을 순서대로 바르게 배열한 것은?
정답 ③
정답 근거: 본문은 마음이 맑아야 생각이 깊어지고, 깊은 생각에서 나온 시라야 사람을 감동시킨다고 한다.
- ① 순서가 거꾸로이고 유명세는 언급되지 않는다.
- ② 독자 수가 조건이 아니다.
- ③ 본문의 인과 관계와 정확히 일치한다.
- ④ 경험 누적과 장식은 조건이 아니다.
- ⑤ 종교 지식과 기교를 조건으로 삼지 않는다.
6. 글 마지막의 “시가 과연 좋고 귀한 것이기 때문인가?”가 지닌 효과는?
정답 ④
정답 근거: 글쓴이는 시를 멀리한다고 하면서도 허균을 만나 수레에서 내린 자신의 행동을 돌아보며 시의 가치에 대한 애정을 설의적으로 드러낸다.
- ① 단정이 아니라 의문과 여운을 남긴다.
- ② 절교와 무관하다.
- ③ 애정도 함께 드러난다.
- ④ 설의적 질문의 기능을 정확히 설명한다.
- ⑤ 법적 금지와 무관하다.
7. ⓐ와 ‘생각은 물, 시는 얼음’의 공통점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정답 ①
정답 근거: 두 비유 모두 마음속 생각의 움직임이 시라는 외적 표현으로 이어지는 관계를 설명한다.
- ① 두 비유의 공통 핵심이다.
- ② 현실과 무관하다고 하지 않는다.
- ③ 본문은 수고와 노력을 강조한다.
- ④ 사회적 지위가 가치 기준이 아니다.
- ⑤ 시를 읊으면 다시 생각한다고 한다.
8. 글쓴이가 허균을 비판하는 방식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정답 ⑤
정답 근거: 좋은 벼와 잡초의 비유를 통해 학식이 있어도 시를 장식하는 방향이 잘못되면 본질을 잃을 수 있음을 지적한다.
- ① 인품 전체를 공격하지 않는다.
- ② 유·불·도와 제자백가에 통달했다고 인정한다.
- ③ 부지런히 짓지만 방향이 잘못됐다고 본다.
- ④ 허균은 시를 짓고 있다.
- ⑤ 비판 방식과 내용을 정확히 설명한다.
9. 다음 중 글쓴이의 시관과 가장 거리가 먼 것은?
정답 ③
정답 근거: 글쓴이는 장식에 치우친 창작을 오히려 비판하며 깊고 맑은 사유를 중시한다.
- ① 본문과 일치한다.
- ② 시인이 가장 힘들다고 설명한다.
- ③ 장식 중심의 시관은 본문과 반대이다.
- ④ 생각이 시가 되는 관계와 일치한다.
- ⑤ 시를 읊으면 다시 생각하게 된다고 한다.
10. 이 글의 전개 방식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정답 ②
정답 근거: 시인·광대·벌레의 비교, 다른 이의 견해 인용, 물·얼음 비유 등을 통해 시에 대한 생각을 단계적으로 전개한다.
- ① 역사 서술이 아니다.
- ② 글의 전개 방식을 정확히 설명한다.
- ③ 전기문이 아니다.
- ④ 기행문이 아니다.
- ⑤ 실험·통계가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