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2 문학 지학사] 양귀자 「비 오는 날이면 가리봉동에 가야 한다」 교과서 수록 원문·상세 해설 및 변형문제

2022 개정 고2 지학사 문학 · 4. 문학과 삶 · (1) 자아·타자·공동체와 문학

양귀자 「비 오는 날이면 가리봉동에 가야 한다」 교과서 수록 원문·상세 해설 및 변형문제

1980년대 원미동을 배경으로, 도시 빈민 임 씨를 불신했던 소시민 ‘그’가 정직한 노동과 고단한 현실을 이해하며 스스로를 성찰하는 과정을 담은 작품입니다.

지학사 문학 전체 작품 목차

교과서 수록 지문 전체 원문

교과서 앞부분 줄거리

셋방살이를 하던 ‘그’의 가족은 처음으로 연립 주택을 장만해 부천시 원미동으로 이사를 오는데, 그 집의 목욕탕 배수관에 문제가 생기자 지물포 주인의 소개로 임 씨에게 수리 공사를 맡긴다. ‘그’와 아내는, 원래 연탄 장수인데 여름에만 이런 공사 일을 한다는 임 씨가 부풀린 견적으로 자기들을 속이려 한다고 의심한다. 목욕탕 수리를 끝낸 뒤 더 손볼 데가 있으면 말하라는 임 씨에게 ‘그’와 아내는 그간 미뤄 오던 옥상의 방수 공사를 부탁한다.

이미 밤은 시작된 것이나 진배없어 이웃집들의 창문에 하나 둘 불이 밝혀졌다. 그런데도 임 씨는 만족하다 싶을 때까지는 일손을 놓고 싶지 않은 모양이었다. 이리 재고 저리 재고, 그러고도 모자라 이왕 덮어 놓은 곳을 한 번에 으깨어 버리고 또 새로 흙손질을 거듭하곤 했다. 옆에서 보고 있자니 임 씨는 도무지 시간 가는 줄을 모르는 사람 같았다.

몇 번씩이나 옥상에 얼굴을 디밀고 일의 진척 상황을 살피던 아내도 마침내 질렸다는 듯 입을 열었다.

“대강 해 두세요. 날도 어두워졌는데 어서들 내려오시라구요.”

“다 되어 갑니다, 사모님. 하던 일이니 깨끗이 손봐 드려얍지요.”

다시 방수액을 부어 완벽을 기하고 이음새 부분은 손가락으로 몇 번씩 문대어 보고 나서야 임 씨는 허리를 일으켰다. 임 씨가 일에 몰두해 있는 동안 그는 숨소리조차 내지 않고 일하는 양을 지켜보았다. 저 열 손가락에 박힌 공이의 대가가 기껏 지하실 단칸방만큼의 생활뿐이라면 좀 너무하지 않나 하는 안타까움이 솟아오르기도 했다. 목욕탕 일도 그러했지만 이 사람의 손은 특별한 데가 있다는 느낌이었다. 자신이 주무르고 있는 일감에 한 치의 틈도 없이 밀착되어 날렵하게 움직이고 있는 임 씨의 열 손가락은 손가락 이상의 그 무엇이었다. 처음에는 이 사내가 견적대로의 돈을 다 받기가 민망하여 우정 지어내 보이는 열정이라고 여겼었다. 옥상 일의 중간에 잠시 집에 내려갔을 때 아내도 그런 뜻을 표했다.

“예상외로 옥상 일이 힘드나 보죠? 저 사람도 이제 세상에 공돈은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거예요.”

하지만 우정 지어낸 열정으로 단정한다면 당한 쪽은 되려 그들이었다. 밤 여덟 시가 지나도록 잡역부 노릇에 시달린 그도 고생이었고, 부러 만들어 시킨 일로 심적 부담을 느끼기 시작한 그의 아내 역시 안절부절못했으니까.

아내는 기다리는 동안 술상을 보아 놓고 있었다. 손발을 씻고 계단에 나가 옷의 먼지를 털고 들어온 임 씨는 여덟 시가 넘어선 시간을 보고 오히려 그들 부부에게 미안해하였다.

“시간이 벌써 이리 되었남요? 우리 사모님 오늘 너무 늦게까지 이거 고생이 많으십니다요. 사장님이야 더 말할 것도 없구, 참 죄송하게 되었습니다.”

안방에서 아이들을 보고 있던 노모가 대신 임 씨의 노고를 치하해 주었다.

“젊은 사람이 일도 엄청 잘하네. 늦으문 낼 하고 쉬었다 하모 좋을 끼고만 일 무서븐 줄 모르는 걸 보이 앞으로는 잘살 끼요.”

노모의 덕담을 임 씨는 무릎을 꿇고 두 손을 짚은 채 들었다.

“내사 예수 믿는 사람이라 남자들 술 마시는 꼴은 앵꼽아서 못 보지만 그렇기 일하고는 안 마실 수 없겠구마는. 나는 고마 들어가 있을 테이 좀 쉬었다 가소.”

노모가 방문을 닫고 들어가자 임 씨는 그가 부어 주는 술을 두 손으로 황감히 받쳐 들고 조심스레 목울대로 넘겼다.

“이거 왜 이러십니까. 편히 드십시다. 나이도 서로 엇비슷할 텐데 말이오.”

그렇게 말은 했어도 그는 임 씨의 나이가 그보다 훨씬 많으면 왠지 괴롭겠다는 기분을 지울 수가 없었다. 찬바람이 불면 다시 온몸에 검댕 칠을 하는 연탄 배달에 나서야 하고 여름이 오면 정식으로 간판 달고 일하는 설비집 동료들이 손이 딸려야만 넘겨주는 일감에 매달려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저 사내의 앞날이 창창하다는 게 위안이 될는지 그것도 모를 일이긴 했다.

“사장님은 금년 몇이시지요? 저는 토끼띠, 서른여섯 아닙니까?”

임 씨가 서른여섯에 토끼띠라면 그는 서른다섯의 용띠였다. 옆에 앉아서 지갑을 열었다 닫았다 하던 아내가 얼른 “이 양반은…….” 하고 나서는 것을 그가 가로챘다.

“그래요? 나도 토끼띠지요. 서로 동갑이군요.”

“사모님. 내 뽑아 드린 견적서 좀 줘 보세요. 돈이 좀 틀려질 겁니다.”

아내가 손에 쥐고 있던 견적서를 내밀었다. 인쇄된 정식 견적 용지가 아닌, 분홍 밑그림이 아른아른 내비치는 유치한 편지지를 사용한 그것을 임 씨가 한참씩이나 들여다보았다. 그와 그의 아내는 임 씨의 입에서 나올 말에 주목하여 잠깐 긴장하였다.

“술을 마셨더니 눈으로는 계산이 잘 안 되네요.”

임 씨는 분홍 편지지 위에 엎드려 아라비아 숫자를 더하고 빼고, 또는 줄을 긋고 하였다.

그는 빈 술병을 흔들어 겨우 반 잔을 채우고는 서둘러 잔을 비웠다. 임 씨의 머릿속에서 굴러다니고 있을 숫자들에 잔뜩 애를 태우고 있는 스스로가 정말이지 역겨웠다.

“됐습니다, 사장님. 이게 말입니다. 처음엔 파이프가 어디서 새는지 모르니 전체를 뜯을 작정으로 견적을 뽑았지요.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일이 썩 간단하게 되었다 이 말씀입니다. 그래서 노임에서 사만 원이 빠지고 시멘트도 이게 다 안 들었고, 모래도 그렇고, 에, 쓰레기 치울 용달차도 빠지게 되죠. 방수액도 타일도 반도 못 썼으니 여기서도 요게 빠지고 또…….”

임 씨가 볼펜 심으로 쿡쿡 찔러 가며 조목조목 남는 것들을 설명해 갔지만 그의 귀에는 제대로 들리지 않았다. 뭔가 단단히 잘못되었다는 기분, 이게 아닌데, 하는 느낌이 어깨의 뻐근함과 함께 그를 짓누르고 있을 뿐이었다.

“그렇게 해서 모두 칠만 원이면 되겠습니다요.”

선언하듯 임 씨가 분홍 편지지를 아내에게 내밀었다. 놀란 것은 그보다 아내 쪽이 더 심했다. 그녀는 분명 칠만 원이란 소리가 믿기지 않는 모양이었다.

“칠만 원요? 그럼 옥상은…….”

“옥상에 들어간 재료비도 여기에 다 들어 있습니다. 그거야 뭐 몇 푼 되나요.”

“그럼 우리가 너무 미안해서…….”

아내가 이번에는 호소하는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할 수 없이 그가 끼어들었다.

“계산을 다시 해 봐요. 처음에는 십팔만 원이라고 했지 않소?”

“이거 돈을 더 내시겠다 이 말씀입니까? 에이, 사장님도. 제가 어디 공일 해 줬나요. 조목조목 다 계산에 넣었습니다요. 옥상 일한 품값은 지가 서비스로다가…….”

“서비스?”

그는 아연해서 임 씨의 말을 되받았다.

“그럼요. 저도 서비스할 때는 서비스도 하지요.”

그는 입을 다물어 버렸다. 뭐라 대꾸할 말이 없었다.

“토끼띠이면서도 사장님이 왜 잘사는가 했더니 역시 그렇구만요. 다른 집에서는 노임 한 푼이라도 더 깎아 보려고 온갖 트집을 다 잡는데 말입니다. 제가요, 이 무식한 노가다가 한 말씀 드리자면요, 앞으로 이 세상 사시려면 그렇게 마음이 물러서는 안 됩니다요. 저는요, 받을 것 다 받은 거니까 이따 겨울 돌아오면 우리 연탄이나 갈아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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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씨는 아내가 내민 칠만 원을 주머니에 쑤셔 넣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는 일 층 현관까지 내려가 임 씨를 배웅하기로 했다. 어두워진 계단을 앞서거니 뒤서거니 내려가면서 임 씨는 연장 가방을 몇 번이나 난간에 부딪혔다. 시원한 밤공기가 현관 앞을 나서는 두 사람을 감쌌고 그는 무슨 말로 이 사내를 배웅할 것인가를 궁리해 보았다. 수고했다라는 말도, 고맙다는 말도 이 사내의 그 ‘서비스’에 대면 너무 초라하지 않을까. 그때 임 씨가 돌연 그의 팔목을 꽉 움켜잡았다.

“사장님요, 기분도 그렇지 않은데 제가 맥주 한잔 살게요. 가십시다.”

임 씨는 백열구로 밝혀 놓은 형제 슈퍼의 노천 의자를 가리키고 있었다.

“맥주는 내가 사지요.”

“아니요. 제가 삽니다.”

“좋소. 누가 사든 가 봅시다.”

그들은 형제 슈퍼의 김 반장에게 맥주 세 병을 시켰다.

“워따메, 두 분이 어디서 그러코롬 일 차를 하셨당가요.”

전라도 부안이 고향이라는 김 반장은 기분이 좋았다 하면 진짜 토박이말로 사람을 어르는 재주가 있었다.

“맥주도 좋소만, 임 씨 아저씨 우리 외상값부텀 갚아 주셔야 쓰것당게.”

임 씨는 두말없이 외상값 천삼백 원을 갚아 주고는 기세 좋게 쥐포 세 마리 구워 오라고 이른다.

“사장님요. 뭐 다른 안주도 시키십쇼.”

임 씨가 그를 보았다.

“어따, 동갑끼리 사장은 무슨 사장님. 오늘 종일 그 말 듣느라고 혼났어요. 말 놓으십시다.”

그가 거품이 넘치는 잔을 내밀며 큰소리를 쳤다. 임 씨가 잠시 아연한 눈길로 그를 바라보았다.

“좋수다, 형씨. 한잔 하십시다.”

임 씨가 호기를 부리며 소리 나게 잔을 부딪쳤다.

“그렇지, 그렇지. 다 같은 토끼 새끼 주제에 무슨 얼어 죽을 사장이야!”

그의 허세도 임 씨 못지않았으므로 이윽고 두 사람은 주거니 받거니 술잔을 비우기 시작하였다.

“내가 이래 봬도 자식 농사는 꽤 지었지요.”

임 씨는 자신의 아들딸이 네 명이란 것, 큰놈은 국민학교 4학년인데 공부를 썩 잘하고 둘째 딸년은 학교 대표 농구 선수인데 박찬숙 못지않을 재주꾼이라고 자랑했다.

“그놈들 곰국 한번 못 먹인 게 한이오, 형씨. 내 이번에 가리봉동에 가면 그 녀석 멱살을 휘어잡아야지.”

임 씨가 이빨 사이로 침을 찍 뱉었다. 뭐 맛있는 거나 되는 줄 알고 김 반장의 발발이 새끼가 쪼르르 달려왔다.

“가리봉동에 가면 곰국이 나와요?”

임 씨가 따라 주는 잔을 받으면서 그는 온몸을 휘감는 술기운에 문득 머리를 내둘렀다. 아까부터 비 오는 날에는 가리봉동에 간다는 임 씨의 말이 술기운과 더불어 떠올랐다.

“곰국만 나오나. 큰놈 자전거도 나오고 우리 농구 선수 운동화도 나오지요. 마누라 빠마값도 쑥 빠집니다요. 자그마치 팔십만 원이오, 팔십만 원. 제기랄. 쉐타 공장 하던 놈한테 일 년 내 연탄을 대 줬더니 이놈이 연탄값 떼어먹고 야반도주했어요. 공장이 망했다고 엄살을 까길래, 내 마음인들 좋았겠소. 근데 형씨. 아, 그놈이 가리봉동에 가서 더 크게 공장을 차렸지 뭡니까. 우리네 노가다들, 출신이 다양해서 그런 소식이야 제꺼덕 들어오지, 뭐.”

“그럼 받아야지, 암. 받아야 하구말구.”

그는 딸꾹질을 시작했다. 임 씨에게 술을 붓는 손도 정처 없이 흔들렸다. 그에 비하면 임 씨의 기세 좋은 입만큼은 아직 든든하다.

“누군 받기 싫어 못 받수. 줘야 받지. 형씨, 돈 있는 놈은 죄다 도둑놈이오. 쫓아가면 지가 먼저 울상이네. 여공들 노임도 밀렸다, 부도가 나서 그거 메우느라 마누라 목걸이까지 팔았다고 지가 먼저 성깔 내.”

“쥑일 놈.”

그는 스웨터 공장 사장을 눈앞에 그려 본다. 빤질빤질한 상판에 배는 툭 불거져 나왔겠지.

“그게 작년 일인데, 형씨, 올 여름에 비가 오죽 많았소. 비만 오면 가리봉동에 갔지요. 비만 오면 갔단 말이오.”

“아따, 일 년 삼백육십오 일 비 오는 날은 쌔고 쌨는디 머시 그리 걱정이당가요?”

김 반장이 맥주를 새로 가져오며 임 씨를 놀려 먹었다.

“시끄러, 인마. 비가 와야 가리봉동에 가지, 비가 와야…….”

“해 뜨는 날은 돈 벌어서 좋고, 비 오는 날은 돈 받아서 좋고, 조오타!”

김 반장이 젓가락으로 장단까지 맞추자 임 씨는 김 반장 엉덩이를 찰싹 갈긴다.

“형씨, 형씨는 집이 있으니 걱정할 것 없소. 토끼띠면 어쩔 거여. 집이 있는 데, 어디 집값이 내리겠소?”

“저런 것도 집 축에 끼나…….”

이번엔 또 무슨 까탈을 일으킬 것인지, 시도 때도 없이 돈을 삼키는 허술한 집이라고 대꾸하려다가 임 씨의 말에 가로채여서 그는 입을 다물었다.

“난 말요, 이 토끼띠 사내는 말요, 보증금 백오십만 원에 월세 삼만 원짜리 지하실 방에서 여섯 식구가 살고 있소. 가리봉동 그 새끼는 곧 죽어도 맨션아파트요, 맨션아파트!”

임 씨는 주먹을 흔들며 맨션아파트라고 외쳤는데 그의 귀에는 꼭 맨손아파트처럼 들렸다.

“돈 받으러 갈 시간도 없다구. 마누라는 마누라대로 벽돌 찍는 공장에 나댕기지, 나는 나대로 이 짓 해서 벌어야지. 그래도 달걀 후라이 한 개 마음 놓고 못 먹는 세상!”

임 씨의 목소리가 거칠어졌다. 술이 너무 과하지 않나 해서 그는 선뜻 임 씨에게 잔을 돌리지 못하고 있었다.

“돌고 돌아서 돈이라고? 돌고 도는 돈 본 놈 있음 나와 보래! 우리 같은 신세는 평생 이 꼴로 끝장이야. 돈? 에이! 개수작 말라고 해.”

임 씨가 갑자기 탁자를 내리쳤다. 그 바람에 기우뚱거리던 맥주병이 기어이 바닥으로 나뒹굴면서 요란한 소리를 내었다.

“참고 살다 보면 나중에는…….”

“모두 다 소용없는 일이야!”

임 씨의 기세에 눌려 그는 또 말을 맺지 못하고 입을 다물었다. 나중에는 임 씨 역시 맨션아파트에 살게 되고 달걀 프라이쯤은 역겨워서, 곰국은 물배만 채우니 싫어서 갖은 음식 타박에 비 오는 날에는 양주나 찔끔거리며 사는 인생이 될 것이다, 라고 말할 수는 없었다. 천 번 만 번 참는다고 해서 이 두터운 벽이, 오를 수 없는 저 꼭대기가 발밑으로 걸어와 주는 게 아님을 모르는 사람이 그 누구인가. 그는 임 씨의 핏발 선 눈을 마주 보지 못하였다. 엉터리 견적으로 주인 속이는 일꾼이라고 종일토록 의심하며 손해 볼까 두려워 궁리를 거듭하던 꼴을 눈치채이지는 않았는지, 아무래도 술기운이 확 달아나 버리는 느낌이었다. 제아무리 탄탄해도 라면 가닥으로 유지되는 사내의 몸뚱이는 술 앞에서 이미 제 기운을 잃고 있음이 분명했다. 임 씨의 몸이 자꾸만 한쪽으로 쏠리는 것을 보면서 그는 점차 술이 깨고 있었다.

작품 개괄

갈래 현대 소설·연작 소설 성격 사실적·비판적
제재 도시 변두리를 배경으로 한 중산층 소시민과 빈민층의 삶
주제 중산층의 소시민성에 대한 자각과 타자 이해를 통한 자기반성
시간적 배경 1980년대 공간적 배경 경기도 부천시 원미동과 서울 가리봉동
수록 작품 양귀자의 연작 소설집 『원미동 사람들』에 포함된 한 편

‘그’와 아내는 내 집을 겨우 장만한 소시민으로서 수리비를 지출하는 데 매우 민감합니다. 여름철 임시로 설비 공사를 하는 연탄 장수 임 씨를 얕보며 속임수를 쓸 것이라 의심하지만, 임 씨가 욕실과 옥상을 꼼꼼히 수리하고 최초 견적 18만 원보다 훨씬 적은 7만 원만 요구하자 부끄러움을 느낍니다. 임 씨가 비 오는 날마다 가리봉동의 스웨터 공장 사장을 찾아가는 까닭을 듣고 나서는, 정직하게 노동해도 빈곤에서 벗어날 수 없는 그 처지를 이해하고 연민을 품습니다.

정확한 갈등 구도

‘그’와 임 씨의 물리적 다툼이나 공사 기술상의 실패가 핵심 갈등이 아닙니다. 공사를 둘러싼 편견과 불신이 임 씨의 책임감 있는 행동으로 해소되고, 계층 현실에 관한 대화를 거쳐 이해와 공감으로 깊어지는 인식의 변화가 중심입니다.

사건의 순서와 인식의 단계

단계 사건 ‘그’의 내면
발단 원미동의 집을 장만한 뒤 목욕탕 배수관 수리를 임 씨에게 맡김. 연탄 장수인 임 씨가 견적을 부풀려 속일 수 있다고 의심함.
전개 욕탕 수리 이후 옥상 방수 공사를 부탁함. 임 씨는 밤늦게까지 재료를 손질하며 꼼꼼히 마무리함. 처음에는 견적값에 맞추려 열심히 하는 척한다고 의심하지만, 성실한 손놀림을 보고 감탄하며 측은하게 여김.
위기 임 씨가 공사비에서 실제로 쓰지 않은 노임·재료비를 빼고 총 7만 원만 청구함. 18만 원에서 더 늘어날 것이라고 의심한 자신이 역겨워지고 미안하고 부끄러움.
절정 형제 슈퍼에서 맥주를 마시며 임 씨가 연탄값 80만 원을 떼인 사연, 비 오는 날 가리봉동에 가는 이유와 열악한 삶을 이야기함. 임 씨의 울분에 공감하고 불공평한 계층 현실을 이해함.
결말 임 씨는 빈곤이 계속될 것이라 절망하고, ‘그’는 진부한 위로조차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임 씨가 기우는 모습을 지켜봄. 소시민적 계산과 편견을 반성하며 삶의 고통에 깊이 공감함.
공사 전후 ‘그’의 변화

의심과 경계 → 임 씨의 솜씨에 놀람 → 완벽을 기하는 책임감에 감탄 → 노동에 비해 가난한 처지에 안타까움을 느낌 → 예상과 다른 공사비에 자괴감·부끄러움 → 술자리에서 사회적 부조리를 이해함 → 진정한 연민과 자기반성.

중요 문장·장면별 정밀 해설

① “만족하다 싶을 때까지는 일손을 놓고 싶지 않은 모양이었다.”

밤이 깊어지고 공사 시간이 늘어나도 대충 일을 끝내지 않는 임 씨의 장인정신·성실성·책임감이 직접 행동으로 제시됩니다. 처음의 ‘그’ 부부는 이런 태도조차 공사비를 더 받으려는 속셈으로 오해합니다. 작품은 지식이나 사회적 지위가 아닌 노동의 실제 결과를 통해 인물의 가치를 보여 줍니다.

② “저 열 손가락에 박힌 공이의 대가가 기껏 지하실 단칸방만큼의 생활뿐이라면 좀 너무하지 않나”

‘공이’는 손에 생긴 굳은살을 뜻하는 방언입니다. 손가락의 굳은살은 오래 성실하게 일한 노동의 흔적이고, 지하실 단칸방은 그 노동이 정당하게 보상받지 못하는 처지를 뜻합니다. ‘그’는 이미 이 대목에서 노동의 존엄성과 빈곤의 모순을 느끼기 시작합니다. ‘손가락 이상의 그 무엇’은 임 씨의 숙련과 인간적 가치를 환기하는 표현입니다.

③ 아내의 “세상에 공돈은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거예요.”

아내는 임 씨가 밤늦도록 일하는 이유를 처음의 높은 견적을 정당화하려는 행동으로만 이해합니다. 이 말은 임 씨의 선의를 소시민적 계산으로 재단하는 편견을 드러냅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아내도 임 씨의 공사 태도에 미안함을 느끼며 관점이 달라집니다.

④ “사장님이야 더 말할 것도 없구, 참 죄송하게 되었습니다.”

임 씨는 늦게 끝난 자신의 노동을 오히려 남에게 불편을 준 일로 생각합니다. 노모 앞에서 무릎을 꿇고 공손하게 덕담을 듣는 모습과 함께 예의 바름·겸손·순박함이 드러납니다. ‘그’ 부부가 먼저 가졌던 부정적 판단과 대조를 이룹니다.

⑤ ‘그’가 나이를 한 살 올려 임 씨와 같은 토끼띠라고 말함

임 씨는 서른여섯 토끼띠, ‘그’는 서른다섯 용띠이지만 ‘그’가 같다고 말합니다. 이는 단순히 임 씨를 속여 이익을 얻으려는 계획으로 단정할 수 없습니다. 임 씨와 동질감을 형성하고 거리감을 줄이려는 심리가 반영된 행동으로 읽어야 합니다. 반대로 아내는 사실을 밝히려다가 말을 제지당합니다.

⑥ “자기 머릿속에서 굴러다니고 있을 숫자들에 잔뜩 애를 태우고 있는 스스로가 정말이지 역겨웠다.”

임 씨가 견적서를 다시 계산하는 동안 ‘그’는 증액을 예상합니다. 그런데 임 씨는 일의 규모가 줄었다는 이유로 비용을 낮춥니다. 이때 ‘그’가 부끄러워하는 까닭은 임 씨의 행동이 자신의 속물적 의심과 정반대였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돈을 많이 내게 된 데 따른 불쾌감이 아닙니다.

⑦ “옥상 일한 품값은 지가 서비스로다가…….”

임 씨는 실제로 사용하지 않은 자재비·인건비를 빼고 추가 작업의 품값도 서비스합니다. 처음 견적 18만 원보다 훨씬 적은 7만 원을 청구하는 그의 행위는 양심과 성실을 증명하고 ‘그’ 부부가 품어 온 불신을 무너뜨립니다.

⑧ “앞으로 이 세상 사시려면 그렇게 마음이 물러서는 안 됩니다요.”

마음이 따뜻한 임 씨가 자신의 선의를 보여 주고도 오히려 ‘그’에게 세상살이에 조심하라고 충고하는 역설적 상황입니다. 임 씨는 ‘그’를 너그럽게 보지만 ‘그’는 자신의 마음속 계산과 의심을 알기 때문에 더 큰 수치심을 느낍니다. 이는 독자에게도 사람을 경제적 잣대로 성급하게 평가하지 말라는 효과를 낳습니다.

⑨ “다 같은 토끼 새끼 주제에 무슨 얼어 죽을 사장이야!”

‘사장님’이라는 계층적 거리감을 없애기 위해 ‘그’가 같은 띠를 강조하는 장면입니다. 술잔을 나누며 호칭이 ‘사장님’에서 ‘형씨’로 바뀌고, ‘그’가 임 씨의 말을 직접 듣는 상황이 마련됩니다. 이것이 겉으로 드러난 계층 구분을 넘어 소통을 시작하는 계기입니다.

⑩ “그놈들 곰국 한번 못 먹인 게 한이오, 형씨.”

임 씨는 자녀의 성취를 자랑하면서도 가난 때문에 충분히 먹이고 지원하지 못한 아버지의 마음을 드러냅니다. 이어 큰아들의 자전거·딸의 운동화·아내의 파마값을 말하는 데, 이는 가족을 향한 소박한 소망과 절실한 부양 책임을 뜻합니다. 스웨터 공장 사장에게 떼인 80만 원의 의미는 가족의 삶과 연결됩니다.

⑪ “비가 와야 가리봉동에 가지, 비가 와야…….”

임 씨는 맑은 날에는 일을 해 생계를 꾸려야 하므로 일을 할 수 없는 비 오는 날에만 떼인 돈을 받으러 가리봉동을 찾습니다. 비는 임 씨에게 단순한 풍경이 아니라 노동 중단과 불안정한 생계의 조건입니다. 제목은 억울하게 떼인 외상값을 받으러 가야 하는 고달픈 삶과 사회적 불평등의 상징입니다.

⑫ “맨션아파트라고 외쳤는데 그의 귀에는 꼭 맨손아파트처럼 들렸다.”

‘맨션’과 ‘맨손’의 비슷한 소리를 활용한 언어유희입니다. 한편에는 떼인 연탄값으로 더 큰 공장과 아파트를 누리는 자본가가 있고, 다른 편에는 손밖에 가진 것 없는 가난한 노동자가 있습니다. 음성의 유사성 속에 경제적 격차와 ‘그’가 느끼는 안타까움을 집약합니다.

⑬ “돌고 돌아서 돈이라고? 돌고 도는 돈 본 놈 있음 나와 보래!”

임 씨는 자신처럼 성실한 노동자가 돈의 흐름과 성장의 혜택에서 배제되는 부조리한 현실에 분노합니다. 대사는 비속어·방언과 반복, 반문을 사용하여 생생한 울분과 빈부 격차에 대한 비판을 드러냅니다.

⑭ “천 번 만 번 참는다고 해서 이 두터운 벽이, 오를 수 없는 저 꼭대기가 발밑으로 걸어와 주는 게 아님을”

‘두터운 벽’과 ‘오를 수 없는 저 꼭대기’는 부유층과 빈민층을 갈라놓는 사회·경제적 장벽을 나타냅니다. ‘그’는 단지 참고 노력하면 언젠가는 모두 부자가 될 것이라는 낙관이 임 씨에게 위로가 되지 못한다는 점을 압니다. 이는 개인의 선량함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구조적 모순에 대한 인식입니다.

⑮ “그는 점차 술이 깨고 있었다.”

문자 그대로 술에서 깨어나고 있음을 나타내는 동시에, 임 씨의 가난과 울분을 마주한 ‘그’가 자신의 편견·속물성을 분명히 자각하고 새로운 현실 인식으로 깨어남을 상징합니다. 결말에서 ‘그’가 느끼는 공감과 자기반성이 집약된 장면입니다.

인물·공간·서술의 특징

인물 성격과 기능
‘그’ 원미동에 처음 내 집을 장만한 소시민. 손해를 두려워해 임 씨를 의심하지만, 그의 책임감과 정직함을 확인하고 자신의 속물성을 반성함. 술자리에서 빈곤층의 현실을 이해하고 공감함.
아내 알뜰하고 계산적이며 금전적 문제에 민감함. 공사 초반에는 불신과 경계를 보이다가 예상과 달리 낮아진 견적에 놀라며 미안함을 느낌.
임 씨 겨울에는 연탄 배달, 여름에는 공사를 하며 일용직으로 생계를 꾸리는 노동자. 숙련되고 성실하며 책임감이 강하고 양심적임. 가족에 대한 애정이 깊으나 빈곤과 부조리 때문에 박탈감을 느낌.
스웨터 공장 사장 연탄값 80만 원을 지불하지 않고도 더 큰 공장을 차리고 맨션아파트에 사는 부유층. 탐욕과 무책임, 경제적 부정의를 보여 주는 대비 인물.
김 반장 형제 슈퍼 운영자로 임 씨와 친숙하게 농담을 주고받음. 외상값 1,300원을 받는 장면에는 일상적인 계산의 태도도 드러남.
공간·사물 의미
부천 원미동 도시 변두리에 모인 1980년대 소시민과 서민의 삶이 교차하는 공간. 작품집 『원미동 사람들』의 공통 배경.
옥상의 방수 공사 현장 임 씨의 성실함과 손의 가치를 ‘그’가 직접 확인하는 장소.
형제 슈퍼 술자리를 매개로 계층 사이의 거리감을 줄이고, 임 씨의 생활 사연을 듣는 소통 공간.
가리봉동 표면적으로는 연탄값을 떼먹은 스웨터 공장 사장이 있는 지역. 이면적으로는 산업화 시대의 빈부 격차와 도시 빈민의 고통을 드러내는 공간.
지하실 단칸방 성실한 노동에도 빈곤을 벗어나지 못하는 임 씨 가족의 현실.
맨션아파트 가난한 노동자를 착취하거나 외상값을 떼먹고도 경제적 풍요를 누리는 부유층의 생활.
견적 18만 원→7만 원 실제 사용한 자재비와 노임을 정직하게 계산한 임 씨의 양심. ‘그’ 부부의 편견을 깨뜨리는 결정적 계기.
서술의 특징

사실적 배경은 실제 지역인 원미동과 가리봉동을 통해 시대의 경제적 불평등을 구체화합니다. 방언·비속어는 임 씨와 김 반장의 계층·고향·감정을 생생하게 표현하여 사실성을 높입니다. 인물의 대사와 행동을 통해 성격을 간접 제시하고, ‘그’의 심리와 시선에 밀착하여 편견에서 이해로 이동하는 인식 변화를 추적합니다. 견적서 장면에서는 예상과 결과의 반전, ‘맨션/맨손’에서는 음성 유사성에 기반한 언어유희, 김 반장의 “해 뜨는 날은 돈 벌어서 좋고, 비 오는 날은 돈 받아서 좋고”에서는 현실의 고통을 가볍게 뒤집는 반어적 효과가 나타납니다.

교과서 학습 활동과 답안

교과서 활동 핵심 답안
사건의 흐름(289쪽) 배수관 수리 요청 → 욕실 수리 완료 후 옥상 방수 공사 → 밤늦도록 성실한 마무리 → 예상보다 적은 공사비 → 형제 슈퍼 술자리 → 가리봉동에 가는 까닭을 이해함.
옥상 방수 공사 전후의 태도(290쪽) 임 씨가 돈에만 관심 있는 일꾼이라 의심하다가 성실하고 책임감 있게 일하는 모습을 보고 존중하게 됨.
수정 견적서를 보고 느낀 감정(290쪽) 지금까지 임 씨를 의심한 것을 부끄럽게 느끼고 자기 속물성을 반성함. 임 씨가 양심적으로 실제 비용만 계산했기 때문임.
형제 슈퍼에서 알게 된 사실(290쪽) 임 씨는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일하며, 비가 와서 일을 할 수 없는 날에 떼인 연탄값을 받으러 가리봉동에 감. 정직한 노동에도 가난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현실에 울분을 품고 있음.
작가가 전달하는 가치(290쪽) 다른 사람의 처지와 생각을 직접 듣고 이해할 때 편견을 버리고 공감하며 공동체에서 함께 살아갈 수 있음을 강조함.
가리봉동의 의미(283쪽·287쪽) 표면적으로는 임 씨의 채무자에게 가는 장소이지만, 이면적으로는 산업화의 모순과 노동자·빈민층의 고통을 상징함.

박지원 「광문자전」 비교 감상

교과서 290~291쪽에서는 박지원의 한문 소설 「광문자전」을 제시해 ‘타자에 대한 오해와 이해’를 비교하게 합니다. 거지 아이들은 광문이 병든 아이를 죽였다고 오해하고, 집주인은 광문을 도둑으로 의심합니다. 광문을 고용한 부자는 사라진 돈을 그가 훔쳤으리라고 의심하지만, 뒤에 처조카가 돈을 가져갔던 사실이 밝혀지면서 부자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합니다.

구분 「비 오는 날이면 가리봉동에 가야 한다」 「광문자전」
오해의 대상 연탄 장수이자 설비 노동자인 임 씨 거지 출신으로 가난하지만 의로운 광문
오해의 내용 견적서를 부풀리고 불필요한 옥상 공사로 돈을 벌려 한다고 여김 아이를 죽였거나 도둑질을 했고, 부자의 돈을 훔쳤다고 의심함
오해의 해소 정성스러운 노동과 정직한 견적 수정, 술자리의 대화를 통해 임 씨의 처지를 이해함 죽은 아이를 묻어 주는 의로운 행동과 돈의 실제 행방이 밝혀지면서 오해가 풀림
공통점 겉모습과 편견으로 타인을 판단할 때 발생하는 오해를 비판하고, 행동과 사실을 확인한 뒤 상대방을 존중하는 태도의 중요성을 강조함.
타자를 이해하는 방법 막연한 사회적 선입견을 버리고 실제 언행과 구체적 처지를 살피며,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서로를 바르게 이해해야 함.
시대적 배경과 작품집

1980년대 산업화·도시화로 경제가 성장했지만 계층 간 소득·생활 격차가 벌어졌습니다. 원미동은 그 과정에서 도시 외곽으로 밀려난 사람들의 진솔한 삶을 보여 주는 소설적 공간입니다. 교과서 292쪽의 작가의 말에는 원미동의 ‘멀고 아름다운 동네’라는 뜻과, 실제 삶에서 ‘아름답지만 멀어야’ 했던 희망의 역설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시험 출제 포인트 20

  1. 갈래는 현대 소설·연작 소설, 성격은 사실적·비판적이다.
  2. 제재는 도시 변두리 중산층 소시민과 빈민층의 삶이다.
  3. 주제는 중산층의 소시민성에 대한 자각과 타자 이해를 통한 자기반성이다.
  4. 시간적 배경은 1980년대, 공간적 배경은 원미동과 가리봉동이다.
  5. ‘그’와 아내가 처음 임 씨를 불신한 이유는 그의 직업에 대한 편견과 높은 수리 견적 때문이다.
  6. 옥상의 방수 공사를 반복 손질하는 모습은 임 씨의 장인정신과 책임감을 보여 준다.
  7. 임 씨의 굳은살 박힌 손은 오랜 노동의 흔적과 숙련을 드러낸다.
  8. 그가 성실히 일하는데도 지하실 단칸방에 산다는 사실은 노동과 보상의 불균형을 환기한다.
  9. 노모의 덕담을 공손하게 듣는 임 씨의 태도는 겸손하고 예의 바른 성품을 보여 준다.
  10. 임 씨는 서른여섯 토끼띠이고 ‘그’는 서른다섯 용띠이다.
  11. ‘그’가 동갑이라고 말하는 행동은 신분적·심리적 거리를 좁히려는 태도와 관련된다.
  12. 초기 견적 18만 원은 실제 자재와 노임을 다시 계산한 결과 7만 원으로 낮아진다.
  13. 옥상 공사의 품값을 서비스로 해 주는 장면은 정직하고 순박한 임 씨의 성격을 드러낸다.
  14. ‘그’는 자기 의심과 임 씨의 양심적인 행동이 대비되자 부끄러움과 자괴감을 느낀다.
  15. ‘사장님’에서 ‘형씨’로 이어지는 호칭 변화는 두 인물의 거리 축소와 소통을 보여 준다.
  16. 임 씨가 비 오는 날 가리봉동을 찾는 이유는 맑은 날에는 노동해야 하므로 일을 못 하는 날에 떼인 연탄값을 받으러 가기 때문이다.
  17. 임 씨가 떼인 80만 원은 자녀의 운동화와 자전거, 아내의 파마값 같은 소박한 생활 소망과 연결된다.
  18. ‘맨션아파트’와 ‘맨손아파트’의 언어유희는 부유층과 빈민층의 삶을 대비한다.
  19. ‘두터운 벽’과 ‘오를 수 없는 저 꼭대기’는 구조적 빈부 격차를 상징한다.
  20. 결말의 “술이 깨고 있었다”는 취기가 사라지는 상황과 자신의 속물성을 자각하는 내적 각성을 중첩한다.

수능형 클릭 변형문제 10제

보기의 진술과 원문의 장면을 정확하게 대조하세요. 선택지를 누르면 채점 결과와 정답 해설이 표시됩니다.

1. 옥상 공사를 바라보는 ‘그’의 태도 변화에 대한 이해로 가장 적절한 것은?

정답 ①

공사 초반 ‘그’ 부부는 임 씨가 견적만큼의 돈을 받기 위해 일부러 열심히 하는 척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는 임 씨의 손놀림에서 특별한 가치를 발견하고, 오랜 노동에도 빈곤한 삶을 벗어나지 못하는 처지를 안타까워합니다.

2. ‘그’가 임 씨에게 실제 나이와 다른 띠를 말한 장면의 맥락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정답 ②

임 씨는 토끼띠 서른여섯, ‘그’는 용띠 서른다섯입니다. ‘그’는 아내가 실제 나이를 말하려는 것을 막고 동갑이라고 하며 거리감을 줄이려 합니다. 이후 ‘사장님’ 대신 ‘형씨’로 부르게 됩니다.

3. <보기>를 바탕으로 견적서의 서사적 기능을 이해한 것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보기 공사가 끝난 뒤 임 씨는 견적서를 다시 달라고 하면서 돈이 달라질 것이라고 한다. ‘그’ 부부는 긴장하지만, 임 씨는 사용하지 않은 자재와 노임을 빼고 옥상 공사 품값도 서비스로 처리한다.
정답 ③

최초 18만 원으로 본 공사비가 실제 소요량을 재계산한 뒤 7만 원으로 줄어듭니다. 부부는 돈을 더 요구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오히려 낮아진 견적에 부끄러움을 느낍니다.

4. 임 씨가 ‘그’에게 앞으로는 마음이 물러서는 안 된다고 충고한 장면의 효과로 가장 적절한 것은?

정답 ④

임 씨는 오히려 ‘그’를 너그럽다고 오해하며 약삭빠르게 살라고 조언합니다. 독자는 ‘그’의 속물적 불신을 알고 있으므로, 임 씨의 선의와 인물의 실제 내면이 대조되어 부끄러움이 더 뚜렷해집니다.

5. <보기>에서 ‘비’가 기능하는 방식을 가장 적절하게 설명한 것은?

보기 임 씨는 맑은 날에는 일용직 노동을 해야 하고, 비가 오는 날에는 일을 할 수 없어 가리봉동의 스웨터 공장 사장에게 떼인 연탄값을 받으러 간다. 공장 사장은 임 씨에게 돈을 갚지 않고 다른 곳에서 더 큰 공장을 차렸다.
정답 ⑤

임 씨는 비가 내리면 공사를 할 수 없어 그때만 채무자를 찾아갑니다. 날씨는 단순한 정경이 아닌 노동 조건과 불안정한 수입을 보여 주는 소재입니다.

6. ‘맨션아파트’가 ‘맨손아파트’처럼 들린다는 서술에 관한 이해로 가장 적절한 것은?

정답 ②

이 장면은 언어유희입니다. 사장은 맨션아파트에 살지만, 임 씨에게 남은 것은 노동하는 ‘맨손’이라는 대비를 ‘그’의 청각 인상을 통해 제시합니다.

7. 다음 중 ‘그’가 임 씨에게 건네려는 위로와 관련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정답 ④

작품은 오히려 쉽게 계층이 이동한다고 볼 수 없기 때문에 진부한 낙관적 위로를 말할 수 없는 것으로 서술합니다. 구조적 빈부 격차를 실제로 이해하기 시작한 상태입니다.

8. 결말의 “그는 점차 술이 깨고 있었다.”가 지니는 의미를 설명한 것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정답 ①

문자적 의미는 취기가 줄어드는 것입니다. 동시에 임 씨를 향한 이해와 자신을 향한 반성이 선명해지는 내적 각성을 나타내는 상징적 결말입니다.

9. <보기>에 근거해 박지원 「광문자전」과의 공통점을 정리한 것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보기 광문은 병든 아이를 위해 먹을 것을 구했지만 다른 거지 아이들에게 의심받는다. 집주인은 광문을 도둑으로 오해하고, 부자는 광문이 돈을 훔쳤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후 실제 행동과 돈의 행방이 밝혀지자 오해가 풀린다.
정답 ⑤

임 씨와 광문은 가난하거나 낮은 사회적 지위 때문에 오해받지만, 성실하고 의로운 행동이 밝혀지며 이를 판단했던 인물들이 스스로의 편견을 되돌아봅니다.

10. <보기>를 참고한 작품의 사회적 배경과 인물의 역할에 관한 설명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보기 1980년대 도시화·산업화 과정에서 부가 늘어났지만 계층 사이 격차도 확대되었다. 임 씨는 노동해도 지하실에서 살고, 연탄값을 떼먹은 사장은 더 큰 공장을 운영하며 맨션아파트에 산다.
정답 ③

자료는 산업화 시대의 성장과 소외가 공존하는 모순을 전제합니다. 노동자 임 씨의 고된 삶과 채무를 외면한 부유한 사장을 대비하며 경제적 불평등을 비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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